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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거듭하는 송도…갈 길 먼 개발
국제업무단지 개발 70~80%에서 멈춰
오너 리스크에 송도테마파크 사업 차질 전망
2018-02-21 18:33:31 2018-02-21 19:03:48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인천시 송도 일대의 개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민국 1호 경제특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은 주주간 내부 갈등으로 답보 상태인 데다 구도심에 위치한 송도테마파크 개발 역시 주체인 부영그룹의 오너 리스크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는 2020년까지 개발이 계획된 송도국제업무단지(IBD) 사업은 현재 70~80% 가량 진행된 상태다. 그러나 사업 속도가 늦춰지면서 기간 내 마무리가 어렵게 됐다. 송도IBD 개발 사업 관계자는 21일 "아파트 단지 개발과 토지 매각 등 20~30%가 남은 상황"이라며 "당초 계획된 기간내 개발은 완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송도IBD 개발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577만m² 터에 국제 수준의 문화, 교육, 의료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올해 14년차를 맞는다.
 
사업이 차질을 빚은 것은 내부 갈등이 주 원인이다. 송도IBD 개발을 맡고 있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주주사인 게일과 포스코건설의 갈등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간 갈등은 지난 2015년 미국 세무당국이 게일에 세금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세금을 공동으로 부담하자는 게일 측의 요구를 포스코건설이 받아 들이지 않았고, 법적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문제는 개발 사업이 멈춰선 지 3년차가 되지만 정상화의 길이 여전히 까마득하다는 점이다. 재무적 부담(미수금 잔액,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금 등)을 해소해주는 조건으로 포스코건설이 시공권한을 포기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양사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PF 보증액 1조7000억~1조8000억원과 미수금 잔액 50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갈등으로 인해 조건부로 시공권한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고려됐지만 큰 틀에서는 게일과 협의해 사업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업무단지와 5분 거리에 위치한 부지에 조성 예정인 송도테마파크 사업 역시 순탄치 않다. 송도테마파크는 연수구 동춘동 일대 약 15만평 부지에 예술, 휴양 등 3가지 콘셉트의 테마파크를 짓는 사업이다. 지난 2015년 부영이 부지를 매입한 이후 7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 7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횡령 등의 협의로 구속되자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송도테마파크 사업은 이 회장이 직접 챙긴 사업으로 추진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직접 인천을 찾아가 이미 두 차례 연장된 사업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 요청하며 해당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경우 직접 컨트롤하며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부재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진행 중인 사업은 물론 신규 사업 진행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부영 측은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될 것이란 입장이다. 그간 문제로 제기됐던 테마파크 건설부지에서의 오염물질 발견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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