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입력 : 2018-03-12 06:00:00 수정 : 2018-03-12 06:00:0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펼치는 파격적 외교행보가 연일 국제 사회에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5월’이라는 시한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화답하고 나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로 극언을 불사하면서 갈등국면을 이어갔던 두 사람이 올해 들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간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급물살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지는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외교가 미국과 북한 최고 지도자로부터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었고, 속전속결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기질도 대화 국면을 조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의 경제제재가 이어지면서 국면 타개책이 절실했던 김정은 위원장과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의 지지 회복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제안과 별도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특별 메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특파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신뢰구축의 일환이며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라고 언급해, 북한 내 인권 개선 약속이나 주한 미군 주둔에 대한 양해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전해듣고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한반도의 전쟁 위기 해소는 물론 북한의 개방과 경제개발에 전례 없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신들도 역사적인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아끼지 않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외교력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남북과 북미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최근 몇 주간의 일이지만,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과 외교 당국자들이 지속적으로 주변국과 신뢰를 쌓아 온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에 대해 ‘협상가(Negotiator)’라고 칭했던 한 외국 유력지의 시각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이 내려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남북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한중간 갈등이 고조되던 때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당국은 연일 거친 표현을 주고 받으면서 갈등을 키워왔다. 한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외교에서 소외되면서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었다. 이같은 위기에서 출범한 정부가, 인내를 가지고 주변국들을 설득한 결과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을 불러오는데 성공했다.
 
아직 갈길은 멀다. 앞으로의 두 달간 수많은 변수가 남아있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평화로 이어지기에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군사적 긴장 해소와는 별개로, 미국과의 무역 갈등 해결은 또다른 숙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더욱 세심하게 외교 정책을 펼쳐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손정협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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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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