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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보편적 시각의 6가지 해석
149분 마블 집대성…”마블 모르면 쉽지 않은 관람”
신드롬처럼 번진 루머, 영화 속 “실체는 이랬다”
2018-04-25 11:35:28 2018-04-27 08:55:0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성 정보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선 서론이 좀 있어야 할 듯 하다. ‘마블’이란 단어는 ‘그래픽노블’이란 장르의 실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지난 10년 동안 마블을 통해 선보인 영화들은 매체 상상력이 가질 수 있는 한계점을 분명히 넘어서며 진일보의 발전을 이룩해 왔다. 전 세계 상업영화 시장 트렌드 자체를 바꿔 버렸다. 논리적으로 마블의 등장은 전 세계 상업 영화 흐름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 것은 분명하다. 물론 논리의 비약이 존재한단 기본 전제가 깔려 있다. 미국식 해석과 정서적 흐름이 마블과 그래픽 노블의 기존 자양분이라면 출발 자체가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마블이 보편적인 정서에 기반을 두고 영화적 각색을 이뤄낸 결과물이었다면 역설적으로 마블 10주년을 기념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다분히 미국적인 그리고 그래픽 노블의 기본에 충실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보편적 시각에서 충분히 소비될 결과물일까란 점에선 예상 밖으로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 가장 불친절한 ‘어벤져스’
 
히어로 무비는 캐릭터의 태생적 출발과 과정 그리고 존재에 대한 각성 여기에 빌런(악당)과의 대결이 기본 플롯이다. 사건보단 인물 위주 스토리 전개가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캐릭터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에 대한 개인적 서사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밖에 없다.
 
마블 영화는 캐릭터 자체의 익숙함도 있었지만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서라도 관람을 즐기기에 무리가 따르지 않던 장점이 넘쳤다. 국내에선 생소했던 ‘아이언맨’이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가 된 점도 유쾌한 유머 감각과 무겁지 않은 인물간 관계 설정, 빌런과의 분명한 대결 이유 등을 설정해 줬기 때문이었다. 마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도 관람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무려 30명에 가까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공식 포스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만 24명이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기존 마블 캐릭터까지 포함하면 149분의 러닝타임이 턱 없이 부족할 정도다.
 
때문에 각각의 인물이 맺어진 관계 설정과 사건 연속성 그리고 등장 포인트에서의 관람 해석이 어렵다. 기존 18편 마블 영화를 모두 관람하지 않았다면 각 인물의 주요 설정부터 세밀한 지점까지 이해를 하는 데 애를 먹을 정도다. 사실상 ‘마블 마니아’만을 위한 ‘마블 성찬’인 셈이다. 보편적 개념의 일반 관객까지 끌어 들여서 이해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다분히 미국적인 마블로의 복귀이자 회귀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6개의 스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사실 수 많은 히어로가 아니다. 마블 세계관 최강 빌런 타노스도 아니다. 그동안 마블 영화에서 꾸준히 언급돼 온 6개의 돌조각, ‘인피니티 스톤’이다. 태초에 우주가 생성된 뒤 본질을 관장하는 힘이 6개의 돌에 담겨 전 우주로 퍼져 나갔다. 타노스는 이 돌을 모두 수집해 ‘인피니티 건틀렛’이라 부르는 장갑에 결속해 전 우주의 질서를 재편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영화에서 등장했던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은 ‘토르’ 1편과 3편 그리고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1’에 등장했던 ‘스페이스 스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한 ‘파워 스톤’, ‘토르2’에서 등장한 ‘리얼리티 스톤’,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한 ‘타임스톤’, ‘어벤져스’ 1편과 2편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2’에 나온 ‘마인드스톤’이다. 총 5개다.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스톤’에선 그동안 마블 세계관에서 행방이 묘연했던 ‘소울스톤’을 찾는 과정이 핵심 포인트가 된다. 이 과정에서 마블 마니아라면 뜻밖의 반가움을 안겨 줄 캐릭터가 등장하게 된다. 또한 타노스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장면과 마블 마니아들을 충격에 빠트릴 깜짝 놀랄 이벤트도 추가된다. 분명 마블 광팬이라면 ‘소울 스톤’을 찾는 장면에서 느낄 충격파는 상당할 것이다. 물론 마블의 기본 뼈대를 이해하고 있는 관객이란 전제 조건에서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아이언맨-헐크-토르
 
국내 관객들에게 ‘어벤져스’ 멤버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캐릭터를 꼽자면 이들 세 명이다. 먼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던 아이언맨의 슈트가 업그레이드 돼 등장한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예고편과 포스터를 통해서도 직간접적으로 공개가 됐다. 눈치 빠른 마블팬이라면 이른바 ‘블리딩 엣지’로 불리는 아이언맨 최강의 슈트를 간파했을 것이다. 가슴에 장착한 신형 아크 원자로를 통해 이미 대중들에게 간파 당한 이 슈트는 나노 입자 단위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파괴가 불가능하며 어떤 형태로든 변형이 가능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궁극의 파워를 선보이며 타노스와 대결한다.
 
예고편에 등장한 또 한 명의 캐릭터는 아이언맨의 헐크 버스터였다. 와칸다 전투 장면에서 등장한 ‘헐크 버스터’를 두고 ‘토니 스타크가 착용했다’ ‘헐크가 착용했다’란 논쟁이 많았다.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헐크’가 아닌 브루스 배너의 활약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단 점이다.
 
마지막으로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누나 ‘헬라’에게 묠니르를 파괴당한 토르는 이른바 ‘대장간 행성’에서 새로운 캐릭터 ‘에이트리’와 그루트의 도움을 통해 궁극의 무기를 얻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누군가 반드시 죽는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지점이다. 영화 개봉 전부터 대부분의 마블팬들은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을 예상했다. 일부 배우들 역시 영화 개봉 전 행사를 통해 누군가의 죽음은 확정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스포일러이기에 자세한 언급은 불가능하지만 관객들이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은 절대 아니다. 다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이번에 선보인 ‘죽음’이 설정이란 전제로 출발한다면 영화 속에 힌트는 분명히 존재한다. 타임스톤인 ‘아가모토의 눈’을 소유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사를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 물론 이 지점도 팩트가 아닌 유추일 뿐이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타노스의 실체
 
마블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빌런으로 꼽힌다. 2012년 ‘어벤져스’ 1편이 끝난 뒤 쿠키 영상에서 첫 등장했다. 이후 본격적인 빌런으로 출연한 이번 영화에서 그는 기존 히어로 무비 속 빌런이 갖고 있는 본능의 개념을 간단하게 재정립한다. 고향별 ‘타이탄’ 행성의 융성과 멸망을 눈으로 보고 겪은 그는 전 우주적 존재에 대한 갈망과 힘을 통해 우주 질서를 재편성하려 든다.
 
이런 과정 속에서 수양딸 ‘가모라’와 ‘네뷸라’와의 인연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가 왜 그토록 인티피티 스톤에 집착하게 됐는지도 간접적으로 설명된다.
 
참고로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최악의 빌런으로 손꼽히는 타노스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선 인간적인 고뇌와 신념도 엿볼 수 있는 모습이 삽입됐다. ‘어벤져스4’에 대한 최종 마무리를 위한 일종의 떡밥일까. 영화가 끝난 뒤 스크린에는 ‘타노스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쿠키영상 대체 누굴까
 
‘쿠키 영상’은 마블 영화를 관람하는 여러 가지 재미 가운데 하나다.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쿠키 영상은 존재한다.
 
어마어마한 길이의 엔딩 크레딧을 참고 견디면 등장하는 ‘쿠키 영상’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충격적 결말과 연결된 스토리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어김없이 예고한다. 참고로 이 캐릭터는 국내에선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인물이다. 이름이 아닌 하나의 문장으로 등장한다. 마블의 불친절인지, 아니면 마블의 자신감일지는 모르겠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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