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가이드라인 나오나…G20콘퍼런스 결과 주목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등에도 관련 규제 없어…법률안도 표류
정부, 내달 규제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 전망…국제 공조 논의
입력 : 2018-06-13 14:37:12 수정 : 2018-06-13 14:37:1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지방자치단체장과 12곳의 국회의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며 국회 표류 중인 가상화폐 관련 법률과 정부의 가이드라인 규제안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올해 들어 가상화폐에 대한 논의는 정부의 무관심과 선거 유세 일정 등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였다. 하지만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등 관리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른 데다 내달 세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가상화폐 제도화 여부에 대한 국제 논의가 예정된 만큼,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에 대한 해킹 여파로 비트코인과 트론, 이오스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난 11일 서울 시내의 한 거래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미국, 독일, 일본, 러시아 등 주요 20개국(G20) 정부 관계자 및 학계 전문가들과 ‘2018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디지털 경제 시대의 도래로 급변하고 있는 금융시스템을 점검하고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국제적 공조다.
 
지난 3월 ‘G20 정상회의’에서 올해 7월까지 구체적인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잠정 합의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가상화폐를 둘러싼 해킹 등의 보안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가상화폐공개(ICO) 허용과 세금, 제도권 포함 여부 등의 문제가 지속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상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특정 나라에서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의 경우 작년 말 시장이 한창 과열될 당시에는 '거래소 폐쇄안'까지 거론했다가 현재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정부나 국회차원에서 (국제공조 차원에서) 규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제임스 채프맨 캐나다 중앙은행 자본·은행연구실장이 ‘암호화 자산과 기반 기술’이라는 주제로 기술 적용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로드니 가랏 UC산타바바라대 교수와 파비안 쉐르 바젤대 금융혁신센터 사무총장, 시이나 야스시 금융안정위원회(FSB) 사무국 위원 등이 ‘디지털 경제 시대의 자본흐름 변화’에 대한 발표도 진행된다.
 
정부는 이번 콘퍼런스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중 가상화폐 가이드라인 초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해 "(가상화폐에 대한 국제 규제는) 7월 중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정부도 국제 상황에 맞춰, 연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콘퍼런스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우리나라가 공동 의장국을 맡고 있는 G20 국제금융체제 실무그룹 회원국과 공유해 위기에 강한 국제금융체제 구축 방안 마련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유빗과 코인레일 등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일어난 대규모 해킹 사고와 업비트의 ‘장부거래’, 빗썸의 ‘코인 상장’ 기준 논란 등이 잇달아 발생한 배경으로 ‘정부 정책 부재’를 지목하며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자율적인 규제안을 도입하려고 하지만, 정부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올 초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태로, 거래소 보안이나 설립, 소비자 보호 등에 대한 다각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가상화폐 관련 법률안도 표류 중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심사 단계도 넘지 못한 상태다.
 
채이배 의원은 최근 BKC포럼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을 다루는 법안 및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 간 큰 이견이 없기 때문에 쉽게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정부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제도 정착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기관별 온도차도 존재한다.
 
지난달 말 대법원은 비트코인을 재산 몰수 대상에 포함시키며, 사상 처음으로 가상화폐의 자산 가치를 법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지 않은 상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볼 것이냐 금융규제 대상으로 삼을 것이냐는 (재산의 문제와)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면서도 "G20회의 결과가 나오면 (제도권 편입여부 등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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