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절충안' 택하나
'사법농단' 후속조치 곧 결단…직접 고발 대신 '수사협조' 전망
입력 : 2018-06-14 03:00:00 수정 : 2018-06-14 03:35:1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르면 14일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농단(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후속 조치 방향을 내놓는다. 적극적인 고발 또는 수사의뢰를 주장하는 의견과 대법원장 스스로는 물론 사법부가 직접 나서 전임 대법원장 등을 고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비등한 만큼 김 대법원장이 어떤 결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전임 대법원 수뇌부에 대한 고발장이 이미 검찰에 상당수 접수된 만큼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정도의 '절충적 결단'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유력하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6월15일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처음 고발한 이래 검찰에는 총 14건의 고발장이 접수돼 있다.
 
법원 내부 상황과 대법원장의 입장 변화
 
이런 전망은 지금까지 전개돼 온 법원 내부 상황과 김 대법원장의 입장에 근거를 둔다. 김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은 직후인 지난 달 28일 출근길에서, 일부 일선 판사들이 양 전 대법원장 등을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표한 것에 대해 “이번 조사단의 조사결과와 의견(형사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견)에 관해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와 같은 의견 및 다른 주위 분들의 의견까지 모두 모아서 합당한 조치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장 자문기구 중 처음으로 의견을 모은 사법발전위원회도 지난 5일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7일 전국법원장들은 간담회를 열고 ‘사법부의 고발·수사의뢰는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합리적 근거 없는 재판거래 의혹제기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다음날 김 대법원장은 출근길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원칙적으로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관대표회의 "대법원장 직접 고발은 부적절"
 
지난 11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결과도 예상보다는 수위가 낮았다. 전국법관 대표들은 마라톤 격론을 벌인 뒤 “형사 절차를 포함한 성역 없는 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결론냈다. 다만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자들에 대해 고소 및 고발이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고 김 대법원장이 직접 검찰에 고발하는 방법은 적절치 않다"고 단서를 달았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양 전 대법원장 퇴임과 김 대법원장 취임시기에 맞물려 법원 내부에서 새로운 핵심기구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한 전체 대법관들과의 간담회까지 마쳤다. 대법원에 따르면, 2시간 20분간 이어진 간담회에서 대법관들은 현안에 대한 많은 걱정을 토로했고, 김 대법원장은 주로 청취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대법관들이 ‘재판 거래’ 의혹이나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고발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들은 지난 1월24일 ‘법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항소심 재판에 대한 청와대 개입설을 폭로하자 공식 입장을 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일선에서는 '강경론' 여전
 
후속조치에 대한 의견이 강경에서 온건으로 기우는 듯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일선에서는 강경론을 고수하는 판사들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등 전국 평판사 회의에서는 '성역 없는 엄정 수사' 의견이 다수였다. 차성안 수원지법 판사(현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법연수원 35기)는 12일 자신의 SNS 게시판에 ‘대법원장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 대법원장이 양 전 대법원장 등을 고발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마친 뒤 사법농단 후속 조치를 묻는 기자들에게 “궁금하신 것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상 말씀드린 대로 의견을 수렴했으니 심사숙고해서 적절한 시기에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에 설치된 한남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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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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