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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민주당, 역대 최대 압승…1995년 이후 수도권 빅3 '싹쓸이'
호남·충청·강원서도 승리…한반도 평화 분위기·문 대통령 높은 지지율 기인
2018-06-14 06:00:00 2018-06-14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승패의 바로미터인 광역단체장 전체 17곳 중 14곳을 가져가며 압승했다. 민주당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빅3는 물론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아울러 충청과 호남, 강원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둠으로써 역대 최대압승을 거뒀다.
 
우선 전국 유권자의 절반이 살고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 후보들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계열 정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석권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실시 이후 처음이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평화 분위기 고조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지속된 것에 크게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를 득표율에서 크게 앞섰다. 서울은 당초부터 민주당 몫이었고 박원순 후보의 3선 도전으로 야권이 도전에 나섰지만 막판까지 반전을 위한 단일화 협상 등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 후보가 야당 후보들을 상대로 압승하면서 박 후보의 2022년 대선 가도에도 ‘파란불’이 켜질 전망이다.
 
박 후보는 6·13 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민주당 야전 사령관’을 자임하며 자신의 선거보다 25개 구청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 지원에 공을 들였다. 1년 넘게 이어진 문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승리할 것이란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홀로 유세를 벌인 지난 지방선거와는 다르게 선대위를 대규모로 구성하는 등 민주당 소속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민주당의 우세가 뚜렷했다. 촛불 탄핵과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 판세가 강하게 형성됐다. 북한과 인접해 보수 지지세가 강한 일부 경기 북부지역에서도 남북의 평화 분위기 형성에 따라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 심리가 더해져 여당 지지율이 과거 선거보다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형수 욕설 녹음 파일’, ‘김부선 스캔들’, ‘제주도 땅 투기 의혹’ 등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로 기록된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한국당 남경필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당초 이 후보는 자신의 개인 의혹으로 남 후보와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의 네거티브 협공뿐 아니라 당내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도 거센 공세를 받았다. 어려움 끝에 결국 이 후보가 승리했지만 향후 대권까지는 험난한 길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한국당 유정복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친문 핵심 재선 의원인 박남춘 후보 대 현직 시장 유정복 후보의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은 인천시장 선거는 막판에 터진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인천, 경기 지역 민심에 영향을 미쳐 여당에 더 표를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은 민주당이 텃밭 호남에서 풀뿌리 조직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냐느의 중요한 싸움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7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호남에서 지지세를 굳혔다는 평가다. 역대 대선마다 캐스팅보트 역할로 주목을 받아온 충청권도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하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선거 직전부터 안희정 전 지사 미투 파문 논란으로 민심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안희정 효과로 당초엔 충남, 충북, 대전이 모두 요동쳤지만 선거 결과 큰 이변 없이 흘러갔다.
 
강원도는 이광재 전 지사와 최문순 후보가 당선되기 전까지는 안보 이슈에 민감한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등 흥행 이슈를 거친 뒤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최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갔다. 민주당은 보수 지지세가 매우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와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가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해 한국당 후보들과의 격차를 줄이며 다음 선거 결과를 기대하게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결과는 역대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둔 선거로 기록된다. 2006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거둔 대승을 뛰어넘는 성과다. 당시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개를 차지했다.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문재인정부 출범 2년차에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당정청의 국정운영 및 개혁 드라이브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16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됐다. 이 후보 내외가 13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명캠프에서 손을 맞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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