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제로페이, 소상공인 구원투수 될까
입력 : 2018-08-09 06:00:00 수정 : 2018-08-09 06:00:00
소상공인들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부쩍 많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자영업자 수입이 노동자 임금보다 못하다는 하소연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동네 편의점만 둘러봐도 부쩍 가족들이 총동원돼 장사하는 곳이 많아졌다. 비 브랜드 치킨점의 경우 배달시간이 늦어졌다. 주인이 직접 닭을 튀기다 배달까지 소화해야 하는 탓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에 메스를 들이대니 예상치 못한 피해자들이 생겨났다. 경제구조 개혁의 선봉에 서겠다고 자처한 정부 입장에서는 분명 뼈 아픈 부분이다.
 
해결책을 찾고자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한 한 방안 모색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화두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바로 제로페이(모바일 간편결제)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일 방책으로 나온 소상공인 전용 지불결제방식인 제로페이는 수수료 0%대가 목표다. 문제는 과연 소상공인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다. 정부는 법상 정의대로 우대수수료율을 당초 매출액 5억원 미만 사업장에 차등적으로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이에 포함되지 못한 소상공인의 반발이 거세자 대상을 일부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혜택을 받는 소상공인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논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 역시 단기간에 급조된 임기응변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우는 소상공인에 떡 하나 더 주는 식으로 대처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협단체와 무관하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 즉 시장과 노점상, 구멍가게에서 삶을 꾸려가는 진짜 저소득층 소상공인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소상공인을 위한 제로페이가 실효성을 지니게 하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 우선은 제로페이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로페이 붐업부터 일으켜야 소상공인 구석구석에 혜택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소상공인 외에 사용자 관점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사용자 편의에 대한 고민이 현재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대비 제로페이의 경쟁력을 키우고자 여신기능을 일부 부여하는 안을 검토 중이지만 소액결제에 부여되는 여신 기능이 과연 얼마나 소비자의 구미를 끌어당길지는 의문이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처럼 상인들에게 수수료 절감책 외에 결제금액 만큼의 대출을 제공한다든가, 소비자에게 이자를 지급한다든가 하는 파격적이고도 혁신적인 방법 모색이 없어 아쉽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소상공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최저임금과 우대수수료만 이슈가 되고 있는 건 문제다. 언제까지 경기 탓만 할 수는 없다. 내수가 죽은 진짜 이유, 자본의 집중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의 중심에 끌어올릴 때다. 기록적 폭염 속 소상공인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와중에 대형 쇼핑몰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권 2년차, 어려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기업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경제구조, 소위 말해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손 봐야 이후 세세한 정책들의 실효성도 담보할 수 있다.
 
김나볏 뉴스토마토 중기부장(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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