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금융지주사 신사업 인가 고심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심사 중…신한, 오렌지라이프 인수승인 심사 예정
채용비리 의혹 재판 등 불안정성 장기화…"안정적 경영 관리 능력 심사 필요"
입력 : 2018-10-12 08:00:00 수정 : 2018-10-12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인수합병(M&A),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신사업 인가 심사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사업의 인가 심사가 자본비율 등 건전성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지주사 최고경영자(CEO)가 연루된 채용비리 의혹 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정적인 경영관리 차원에서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조 회장에 대한 검찰 기소 가능성은 높아졌다.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선례를 보면 구속을 피했더라도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기소를 하면 기나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수사 향방과 함께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한지주가 목표로 하는 내년 1월에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인가 심사가 3개월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해 10월 중으로는 금융위원회에 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2015년 KB금융 내분사태가 발생하자 지배구조와 경영안정성을 문제 삼고 KB금융의 LIG손보(현 KB손보) 인수 인가를 수개월 미룬 바 있다. 최근에도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박 전 회장이 사퇴하고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진 후에야 마무리됐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이 경영안정성을 이유로 인가 심사가 미뤄진 만큼 신한지주도 비슷한 상황에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예외 대상이지만, 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주사 전환 인가를 앞두고 진행되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0일부터 한달 가량 우리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한다. 경영실태평가와 지주사 전환 인가는 별도 사안이지만, 경영실태평가 검사상 문제가 드러나 제재가 들어갈 경우 지주사 전환 인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 지주사 인가 자체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8일 한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주사 전환 인가에) 아마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일정대로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계속되는 우리은행의 전산장애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의 전자금융상 장애가 장시간 지속될 시 금감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제39조(감독 및 검사)를 근거로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주사 인가는 자기자본비율 등과 관련한 건전성 지표를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영실태평과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실태평가에서 IT시스템과 관련한 시정명령이 나오게 되면 (인가 하는데)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 내부의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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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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