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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김'에 휘둘리는 한국 증시
무역 갈등 고조로 시장 발목…북미 정상회담 지연 발언 등에 관련주 휘청
2018-10-24 06:00:00 2018-10-24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악재에 다리가 풀린 국내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다. 중국과의 갈등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조성하면서 국내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 국제 조약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거나 의중이 전해질 때마다 관련된 국내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는 상황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의사가 없고 중국 지도자들이 관세 문제로 더 큰 고통을 느끼길 원한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의중을 드러냈다는 것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쉽게 끝낼 뜻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기준을 변경해서라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중을 계속해서 표출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다시 한번 확인된 23일 국내 증시는 힘없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2.57% 하락했고 코스닥도 3.38% 떨어졌다.
 
국내 주식시장은 전날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에 흔들렸다. 전 거래일 코스피는 소폭 상승했지만 하락 출발했고 장 중에는 1% 가까이 떨어지면서 2130선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네바다주 엘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폐기하겠다고 발언한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별 종목의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남북경협주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지난 10~11일 이틀간 주가가 16% 넘게 떨어졌고 22일에는 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미뤄진다는 소식이 전해진 시점이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중간선거(11월6일) 이후에 열릴 것이라고 발언했고 22일에는 로이터 통신이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연내에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대동스틸, 쌍용양회 등 다른 남북 경협주도 현대건설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정유주와 조선주의 주가도 비슷한 양상이다. S-Oil은 7월 초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다 지난 19일 5%가량 하락했다. 22일에는 1%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장중 3% 넘게 떨어지기도 하는 등 주가가 출렁였다. SK이노베이션과 대우조선해양 등도 마찬가지 흐름을 나타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20년 선박 황산화물 규제 시행을 연기하려는 데 대한 시장의 반응이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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