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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하용화 회장 "월드옥타,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 중심 경제단체 될 것"
뉴욕한인회장 역임한 기업인 …소비재 수출입 등 한상의 대북비즈니스 선점 기대
"홈 커밍데이, 청년 대상 '옥타 프로그램'등 추진… 한상 기업인 자긍심 높일 것"
2018-11-15 06:00:00 2018-11-15 06: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1981년 4월, 전세계 16개국에서 모인 102명의 재외동포 무역인이 서울 국제교역전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모국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세계교포무역인연합회를 구성하고 매년 모국에서 총회를 개최하는데 합의했다. 연합회는 이후 이름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로 바꾸고 전세계 74개국 146개 도시에 지회를 둔, 정회원 7000여명에 차세대 회원 2만여명이 함께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대 월드옥타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하용화 회장은 1986년 도미 후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MBA 후에도 미국에 남아 70여 곳에 이력서를 낸 끝에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솔로몬보험을 창업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뉴욕한인회장도 역임했다.
 
앞으로 2년 간 월드옥타를 이끌게 된 하 회장은 “유대인, 중국 상인(화상)들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3만여명의 전세계 한인 경제인을 묶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세상일은 혼자 할 수 없다. 옥타 동료 기업인들과 함께, 힘있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제23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폐막식에서 하용화 신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가운데)이 박기출 전임 회장으로부터 협회기를 전달받아 흔들고 있다. 사진/월드옥타
 
"월드옥타, 37년 된 자생적 조직에 회원 충성도도 높아"
 
국내 한 제약회사 직원이었던 하 회장이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1983년 안병욱 교수의 ‘21세기를 사는 젊은이’ 강의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하 회장은 “안 교수님의 ‘21세기에는 영어회화가 필수고 컴퓨터를 꼭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에 감명받아 미국에 갈 생각을 했다”며 “마침 1985년 말 해외유학이 자율화되면서 결심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간 후에는 ‘학업을 마쳐야겠다’는 생각에 MBA에 도전했고 이후 한국 경제상황이 좋지 않자 현지 취업 목표를 세웠다. 힘든 미국생활 중에도 목표를 세우고, 각종 희로애락을 거쳐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 느낀 행복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그는 설명한다.
 
2009년부터 2년 간의 뉴욕한인회장 생활은 ‘조직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뛰어다니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과정에서 이루는 성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이는 하 회장이 월드옥타 회장직에 출마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한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들의 수출지원 등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월드옥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기업인들이 최대 30시간씩 쓰면서 한국으로 올만큼 헌신도가 높은 조직이다. 37년의 역사를 지닌 이런 조직에서 2년 간 봉사하면 조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멋진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회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그가 내세운 키워드는 ‘함께하는 옥타, 힘있는 옥타, 자랑스런 옥타’다. 옥타 회원 기업인 간 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수출 지원사업의 지속 및 성장발전을 도모하고, 해외에서 힘들게 사업을 일궈온 기업인들의 자긍심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 회장이 기자에게 가장 먼저 설명한 향후 추진사업은 옥타 회원 대상 ‘홈 커밍데이’ 행사다. “옥타 회원 구성원들을 보면 이민 1세대는 물론 2·3세대도 있다. 특히 1세대들의 경우 해외에 나간 이유가 미국은 사탕수수농장 노동자, 중국은 독립운동, 남미는 농장이민, 서독은 광부·간호사 등으로 다양하다. 이민 이유야 제각각이지만 이 분들은 한국이 잘되도록 기도하고 뭔가 해주고 싶어하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정작 조국에 와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월드옥타 행사 참석을 위해 1년에 두 번 기업인들이 한국을 찾을 때 해당 지자체 도지사·시장들과 식사 한 번 하고 지역 기업인 대상 수출노하우 상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창업·기업가정신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학생들은 취업도 가능할 것이며, 고향 사람들은 연고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인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을 기억할 것이다.”
 
하 회장은 재임기간 중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관심이 많다. 국내 대학에 ‘옥타 프로그램’ 개설을 추진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월드옥타와 유대관계를 가진 대학을 중심으로 ▲회원사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해외창업·취업노하우 특강 실시 ▲회원사 현지사업장을 현장학습장으로 제공 ▲우수 프로그램 이수자 대상 장학금 수여·우선채용 및 창업기회 제공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정작 기업주들은 ‘필요한 인재가 없다’고 호소하는 미스매치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간극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의지’가 있는 사람을 뽑고 싶어한다. 그 사람의 말과 정신, 의지 등을 봐서 고생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대북 비즈니스 선점 등 비전공유 위한 선포식도
 
변화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하 회장은 옥타 회원기업들이 대북 비즈니스 기회를 선점하는 것에도 관심이 높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4년, 기업인 80여 명이 북한을 방문했던 일도 있다. 특히 월드옥타 소속 기업인들 중 상당수가 해외동포다. 북한을 드나드는데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며, 이 순간 평양에 가있는 사람도 있다.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북한에서 할 기간산업은 제외하더라도 소비재 수출입 등은 우리가 전초적으로 들어가서 할 수 있게끔 디딤돌 역할을 나서서 하겠다.”
 
이밖에도 월드옥타 40년사 발간과 사옥 건설 프로젝트, 회원 간 신뢰할 수 있는 소통·협업이 가능토록 하는 ‘친구맺기 사이트’ 개설, 매년 대륙 지회별 캠프 개최 등 하 회장이 내세우는 추진방안은 많다. 혼자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하 회장은 강조한다. 월드옥타가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뉴 비전 선포식’을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옥타 회원들은 동료 기업인을 ‘가족’이라고 부른다. 지난 37년 간 끈끈한 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공약들을 이루기 위해 다른 분들과 함께하다보면 기업인 스스로에게는 물론 조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될 줄로 믿는다. 월드옥타가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흩어진 사람들)’의 중심 경제단체가 될 수 있도록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 이를 통해 2년 후에는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더 큰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용화 회장은 "월드옥타가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흩어진 사람들)'의 중심 경제단체가 될 수 있도록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월드옥타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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