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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한한령 해제' 예의주시
중국 여행업계, 온라인서 단체관광 상품 판매 움직임…업계 "사드 이전 회복은 미지수"
2018-11-15 16:03:09 2018-11-15 16:03:11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이 지난 14일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한한령에 가장 민감했던 국내 항공업계는 중국의 변화된 움직임을 반기면서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트립은 전날 오후 2시쯤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베이징·상하이·충칭 등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일제히 올렸다가 같은 날 저녁 이를 돌연 삭제했다. 서울과 부산, 강원도, 제주도 등을 여행하는 4박5일짜리 상품을 비롯해 5일 일정의 서울여행 등이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상품들은 대한항공 직항편을 이용한다고 안내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6년 시트립과 마케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 내 다른 여행사들도 같은 날 온라인에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다급하게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언론을 통해 중국이 단체관광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담을 느낀 현지 여행사들이 당국 눈치를 살피며 상품 안내를 삭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대한항공
 
항공업계는 지난해 3월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막으며 정한 '4불' 원칙 중 하나가 사실상 해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 4불은 전세기와 크루즈, 롯데그룹 계열사 이용, 온라인 판촉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베이징과 산둥성에 이어 올해 후베이와 충칭, 상하이, 장쑤성의 관광 제한을 차례로 풀어줬으나 이 원칙들만은 고수해왔다. 특히 온라인 여행사의 마케팅 제한은 단체관광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금지 조치가 잇따르자 지난해 3월부터 중국 노선을 축소하고,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노선을 돌려 여객수요 감소를 상쇄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중국행 항공편은 ▲대한한공 24개 도시, 32개 노선 ▲아시아나항공 24개 도시, 31개 노선 ▲제주항공 8개 도시, 10개 노선 ▲에어부산 5개 노선 ▲이스타 3개 노선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각각 2개 노선 등이다. 이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운수권이 필요 없는 항공자유화 지역에서만 운항하고 있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노선을 개설하는 게 숙원 과제로 남아있다. 
 
다만, 항공사들은 사드 이전 수준으로 분위기가 복원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을 찾는 단체관광객들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을 전면적으로 풀어야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완화해야 현지 여행사들도 모객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기조가 바뀐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LCC 관계자도 "지난해 말부터 한한령이 서서히 풀리고 있지만 체감할 수준은 아니었던 터라 향후 추가적인 제재 완화가 이뤄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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