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금융위의 아전인수식 은행업 경쟁도 평가
입력 : 2018-12-06 08:00:00 수정 : 2018-12-06 08:06:31
이종용 금융팀장
금융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가 최근 '은행업 경쟁도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3개월간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 등 국내 17개 은행에 대한 경쟁도를 평가한 결과 "국내 은행의 경쟁 촉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소매금융 특화 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을 신규 허가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가위원회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를 근거로 국내 은행의 경쟁이 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HHI는 시장집중도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수로 각 참가자들의 시장 점유율(%)의 제곱의 합으로 계산된다.
 
평가위에 따르면 국내 은행 HHI지수는 1233~1357이다. 금융위는 이를 기반으로 국내 은행업의 경쟁 포화상태가 '경쟁적'과 '다소 경쟁이 미흡'을 가르는 경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 등 정성평가를 더해 은행업내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내린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의 은행업 경쟁도 평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순익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순익 비중은 평균 10%대에 머물러 있다. 국내 순익도 이자이익 비중이 80%로 예대마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은행들이 해외진출 관련 당국의 지원과 해외 투자은행(IB) 진출 규제 완화를 주문하는 것도 해외에서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런데 금융위는 국내 은행의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개선추세에 있어 신규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소화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융위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내 은행들의 ROA과 ROE 수준이 낮아 과도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제3인터넷은행 신규 인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제논에 물대기'식으로 은행업 경쟁도 평가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방침은 이미 지난 9월 금융위가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계획을 이미 내놓았다. 
 
인터넷은행이 은행업 경쟁력 활성의 '만능키'라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 은행업 경쟁도 평가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를 위한 진단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사들의 경쟁력 진단도 병행했어야 했다. 금융시장 재편과 핀테크 활성화 등 본래 취지에 맞는 금융혁신을 위해서라면 정확한 현실 진단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종용 금융부 팀장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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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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