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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애플 타격에 부품사들도 한파
중국 일부지역 아이폰 판매 금지
갈등 장기전 예상…후폭풍 불가피
2018-12-14 16:40:59 2018-12-16 22:32:49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판매가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모델이 중국 지역에서 판매가 금지되면서 비상이 걸린데다가 양국간의 갈등 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퀄컴이 중국 법원에 아이폰 XS와 XR의 판매금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푸젠성 푸저우 지방법원은 앞서 애플이 2건의 퀄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리고 아이폰6·7·8시리즈와 아이폰X 등 7개 기종의 중국 내 판매 즉각 중단을 명령했다. 퀄컴은 구형 모델에 이어 아이폰 XS와 XR 등 최신형 모델에 대해서도 중국 내 판매금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2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하락이 예고됨에 따라 아이폰 부품 공급 업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부품 공급사들은 아이폰 XS와 XR 시리즈의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생산량을 줄이고 긴축 정책을 이어가던 차에 판매금지 판결까지 더해져 후폭풍을 맞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에 아이폰XR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하는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지난달 대비 생산량을 30% 축소시켰다. 애플에 무선주파수 칩을 공급하는 코보, 3D센서를 공급하는 루멘텀홀딩스 등도 잇달아 생산량을 줄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협력사에 당초 예상했던 부품 생산량의 3분의1을 줄여달라고 요청할 만큼 위기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공급하는 삼성전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듀얼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 등 광학솔루션을 공급하는 LG이노텍에도 직격타가 가해진다. 특히 LG이노텍은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애플 비중이 90%에 달해 애플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애플의 연이은 악재에 LG이노텍의 실적도 하향조정 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이노텍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3개월 전 대비 1.64%가 하락한 3180억원으로, 추가 하향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중국 지방법원의 판결을 두고 화웨이를 둘러싸고 고조된 중국과 미국간의 갈등 상황에 애플이 희생양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정부의 요구로 화웨이의 창업자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장 아이폰의 판매금지 판결이 내려졌다. 애플이 양국간의 무역 분쟁에 오랜기간 시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 내 반미 정서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화웨이 본사가 있는 광둥성 선전 지역의 기업 등을 중심으로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밖에 쓰촨성, 산시성, 후난성 등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화웨이 지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푸저우 법원의 이번 아이폰 판매 중단 명령에 중국에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아이폰8 시리즈도 포함되면서 애플의 실적에 손상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내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2015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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