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감독권 독립, 현실적 접근 필요
입력 : 2019-01-10 08:00:00 수정 : 2019-01-10 11:08:33
이종용 금융부 팀장
"금융감독원이 감독권 독립을 희망한다고 해서 벌써 그것을 전제로 감독권을 행사하려고 해서 되겠나. 상위부처(금융위원회)로부터 위탁받은 감독업무는 행사하면서 관리감독은 받기 싫다는 것은 현재 당국 체제를 부정하려는 것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전날(8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찾아 종합검사 취지를 설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위 내부에서는 불쾌감이 전해졌다. 금감원에서는 윤 원장이 신년 인사차 국회를 찾은 것이라 설명했지만, 이 자리에서 종합검사가 주요하게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원장이 국회까지 찾아간 것은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두고 내외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위와 종합검사 대상 회사, 일정 등을 놓고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의 종합검사 본격 재개에 우려를 표명하며 금융사의 수검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일부 의원이 금감원의 종합검사 재개에 따른 금융사의 수검 부담 문제를 거론하자 "금감원이 금융사의 부담을 줄이고자 종합검사를 폐지하겠다고 해놓고 부활하는 데 우려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종합검사 부활은 윤석헌 원장의 금융감독 혁신 핵심 과제 중 하나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두 기관의 갈등을 야기한 금감원 예산 등의 이슈가 식지 않은 채 종합검사를 두고 분위기는 다시 험악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종 금융감독 정책을 두고 두기관은 노선을 달리하면서 감정을 쌓아왔다. 감정싸움의 기저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금융정책과 감독을 분리하는 감독체계 개편은 문재인정부의 공약이었다. 현행 법은 금융위가 금융정책과 감독을 총괄하고 금감원을 관리·감독하도록 돼 있다.
 
윤석헌 원장은 학자 시절 '금융위 해체를 통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주장한 대표인물인다. 현 정부에서 감독체계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윤 원장 취임 후 금감원의 행보는 감독권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초반에는 두 기관의 갈등 원인으로 금융위의 '반개혁' 성향이 도마에 올랐으나, 시간이 갈수록 금감원의 독자 행보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감독을 넘어 금융위의 권한인 정책까지 하려고 하거나 상급기관인 금융위와 협의없이 모든 일을 추진하려 한다는 인식이다.
 
지난 달 금감원은 금융사 대표이사에 내부통제 책임을 묻는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금융위와 상의없이 추진했다가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다. 금감원의 내부통제 혁신안이 제도화가 되려면 금융위가 발의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반영돼야 한다. 그러나 금융위의 개정 발의 이후 금감원이 독자적으로 발표하면서 입법화가 되지 못했다.
 
갈등설로 불거진 두 기관의 마찰음으로 예상치 못한 곳으로 불똥만 튀기고 있다. 두 기관의 갈등이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제3자(기획재정부)' 개입 필요성까지 제기된다. 한지붕 아래서 계속 싸우느니 금감원이 정식으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는 게 어떠냐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지정은 금융위나 금감원이 바라는 길이 아니다.
 
금감원이 추진하는 종합검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같은 백화점식 검사, 특정인을 겨냥한 표적검사 우려가 없다면 새로운 종합검사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종합검사 추진이 감독권 강화를 위해서라면 정무적 행보나 여론몰이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감독권 독립이라는 김칫국부터 들이켜지 말고. 
 
이종용 금융부 팀장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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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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