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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낸 기업 10곳 중 3곳…8년만 최고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수익성 하락·차입비용 증가 영향
2019-06-20 15:49:40 2019-06-20 15:49:4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기업 10곳 중 3곳은 돈을 벌어 이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0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외부감사를 받는 2만121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32.1%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에 26.9%를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자보상배율은 2014년 31.7%로 높아졌다가 2016년 28.4% 낮아지기도 했으나 2017년에 다시 29.7%로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규모별로는 대기업(23.6%)보다는 중소기업(34.0%)에서, 업종별로는 조선(54.9%)과 자동차(37.8%), 숙박음식(57.7%), 부동산(42.7%) 등을 중심으로 높았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째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4%였고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14.1%로, 1년 전보다 각각 1.4%포인트, 0.4%포인트 늘어났다. 통상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자보상배율이 감소한 이유로는 수익성이 떨어진 반면 차입비용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은 마이너스 0.4배, 평균차입비용은 마이너스 0.2배, 레버리지는 0.1배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증가했다"며 "금융기관은 기업 신용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및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될 경우 채무상황 능력은 더 나빠져 이자배상비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 감소(주력 수출업종 기업은 6%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32.1%에서 37.5%로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한은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 충격과 주택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가 받을 충격도 분석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석을 토대로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올해와 내년 세계 및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0% 및 3.3% 감소하고 주택가격도 15.6% 하락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이같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4%에서 12.5%로 하락했다. BIS 비율 규제 기준치는 10.5~11.5%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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