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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통제 논란)②HUG 분양가 누르기에 '뿔난' 조합들
보증 안받겠다며 후분양…분양 미루며 눈치보는 단지도
2019-06-24 08:00:51 2019-06-24 08:00:51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고분양가 관리 심사 기준’을 강화한다고 밝히면서 분양시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24일부터 분양보증을 받는 단지는 분양가 상한선 기준이 주변 시세의 110%에서 105%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HUG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기존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던 단지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들은 HUG의 분양보증이 필요 없는 후분양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분양 일정을 기약 없이 연기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주택 분양보증이란 건설사 등 분양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면 보증기관이 주택분양의 이행 또는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20가구 이상의 주택을 선분양 할 경우 HUG의 분양보증이 있어야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할 수 있다. HUG의 분양보증서가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분양승인에도 문제가 생기고, 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무조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분양가를 통제하는 이유는 매년 분양가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어서다. 정부는 분양가 상승이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분양가를 낮춰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에 도움을 주면서 주변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당 348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7%, 지난 4월보다 0.97% 상승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당 778만6000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348만5000원) 대비 12.54%나 크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선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을 선택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래미안 라클래시) 조합은 지난 19일 일반분양분 115가구를 후분양 하기로 결정했다. HUG가 이 아파트에 요구한 분양가는 올해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일반분양가 수준인 3.3㎡당 4569만원이다. 현재 이 일대 시세인 3.3㎡당 6500만원보다 2000만원가량 낮아 수익이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 옛 MBC 부지에 조성하는 ‘여의도 브라이튼 자이’도 후분양을 위한 자금 재구조화 검토에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분양가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수도권 내 공공택지 아파트도 분양이 밀리고 있다. 지난달 말 첫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 ‘과천 제이드 자이’와 S6블록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이달 분양도 밀린 상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제기한 공공택지 내 고분양가 논란과 관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적정 분양가 검토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 장관의 발언에 과천 제이드 자이는 LH가 잠정 분양연기를 선언했고, 푸르지오 벨라르테도 덩달아 분양이 밀렸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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