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경색에 일본차 ‘전전긍긍’…닛산은 행사 취소
입력 : 2019-07-12 06:00:00 수정 : 2019-07-12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등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은 불매운동 등 사태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한국닛산은 오는 16일 예정됐던 신형 ‘알티마’의 미디어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한국닛산 측은 “예정됐던 행사는 내부 사정으로 취소됐으며, 급박한 결정으로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취소 원인에 대해 내부 사정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업계에서는 전날까지도 미디어 행사 준비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최근 한일관계 경색의 여파로 보고 있다. 
 
신형 알티마는 6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지난달 3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당초 한국닛산은 신형 알티마를 통해 올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한국닛산은 지난 1월 SUV ‘엑스트레일’, 2월 신형 ‘리프’ 전기차를 연달아 국내 시장에 내세웠지만 올 상반기 판매는 1967대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2636대)보다 25.4% 감소했다.
 
이번 신형 알티마 마케팅 활동마저 위축되면서 하반기에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상반기 1140대를 판매해 소폭(3.7%) 증가에 그쳐 하반기 하락세가 우려되는 점도 고민거리다. 
 
렉서스·토요타, 혼다 등 올해 실적이 좋은 일본 브랜드도 반일감정, 불매운동 등 향후 흐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렉서스와 혼다는 올 상반기 판매 실적이 8372대, 5684대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4%, 94.4% 증가하면서 수입차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토요타는 지난해보다 부진하지만 6319대로 4위에 올랐다. 
 
한국닛산은 16일로 예정된 신형 알티마의 미디어 행사를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사진/한국닛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수입차 디젤 모델 인기 하락과 하이브리드 모델 선호도 증가가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 분야에 강한 일본 브랜드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올해 상반기 4915대가 판매되면서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일관계의 경색이 지속된다면 이들 브랜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S300h의 경우 비슷한 가격대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수입 모델은 물론 제네시스 ‘G80’ 국내 모델과의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악재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또한 일각에서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가성비 높은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하면 ‘하이브리드’를 떠올릴 정도로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면서 “특히 렉서스는 일본에 비해 국내에서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도 하이브리드 기술 프리미엄이 있어 판매량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일본 브랜드에 큰 영향이 없겠지만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부정적인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분간 일본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정치적인 사안으로 갈등이 촉발됐다는 점에서 이들 업체가 할 수 있는 움직임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나가사키 부근 일본 자동차들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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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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