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엑시트’ 선입견 깬 임윤아의 작품 선구안
특별한 상황 속 여성…“‘의주’의 능동적 행동, 날 사로 잡아”
“전형성 깬 재난장르-아이돌 출신 배우 우려? 작품이 우선”
입력 : 2019-07-24 00:00:00 수정 : 2019-07-24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 아무도 모른다.” 국내 영화계를 부르는 충무로에서 오래된 불문율 중 하나다. 기대작으로 꼽히지만 최악의 흥행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흉흉한 소문이 나돌 정도로 완성도와 제작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지만 이런 우려를 뛰어 넘을 정도의 흥행을 일궈내기도 한다. 좋지 않은 소문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점만 미뤄본다면 영화 엑시트는 극장가 올 여름 시장에서 최악의 실패작으로 손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재난을 소재로 했지만 대규모 물량 투입이 없다. 재난 영화에는 양념처럼 등장해야 하는 신파와 민폐 캐릭터가 없다. 무엇보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빈약한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또 하나 주연 배우의 티켓 파워가 약했다. 모든 면에서 엑시트는 약체로 손꼽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반전이 있었다. ‘엑시트는 앞서 모든 지점을 뛰어 넘는 재미가 충분했다. 그 재미가 차고 넘친다. 주연 배우인 임윤아와 조정석은 폼 잡지 않았다. 러닝타임 내내 보는 재미와 스토리 흐름에만 집중한다. 주연 배우인 임윤아는 데뷔 첫 주연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의 전형성을 깨트리는 데 큰 힘을 보탤 듯 하다. 임윤아의 선택은 그의 배우 경력에 완벽한 신의 한 수가 될 듯하다.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23일 오후 서울 안국동 한 카페에서 임윤아와 만나 엑시트촬영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기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재난 영화라고 하지만 엑시트는 장르가 담고 있는 모든 공식을 깨고 출발한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굳이 내세우지 않는다. 주연 여배우이지만 예쁨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재난 자체의 이유와 해결에 집중하지도 않았다. 모든 게 달랐다.
 
언론 시사회 이후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저도 기분이 좋아요(웃음). 첫 주연작이라 어떻게 봐 주실지가 너무 궁금할 뿐이에요. ‘의주캐릭터 자체가 개인적으로 영화 공조에서 제가 연기한 민영이가 취직을 해서 사회로 첫 발을 내 딛으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 봤죠. 재난 영화라고 하면 무조건 무겁고 진지하고. 그런데 엑시트는 그게 없더라고요. 코미디적인 부분도 적절하게 있고 또 유쾌하고. 무엇보다 의주란 인물의 능동적인 면이 너무 마음에 들었죠.”
 
우선 영화에서 임윤아는 시종일관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린다. 대학시절 산악부 출신이란 점이 부각돼 재난 상황에서의 탈출에 암벽 등반을 활용한 클라이밍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모두 와이어 촬영을 했지만 모두가 임윤아가 직접 소화한 장면들이다. ‘소녀시대멤버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기에 체력적인 면에선 자신이었다. 아이돌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몇 년 동안 온 몸으로 소화해온 경험이 있었다.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분명 그것도 도움은 됐어요(웃음). 첫 촬영이 결정된 순간부터 우선 운동을 하면서 준비를 했죠. 클라이밍은 프로 선수에게 코칭을 받았어요. 영화에서 나온 건물을 올라가는 장면 등은 직접 했어요. 와이어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정말 엄청나게 힘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체력에는 좀 자신이 있었는데. 하하하. 사실 진짜 힘든 건 달리는 장면이었죠. 정석 오빠와 달리는 속도도 맞춰야 하고. 하도 달리고 달리다 보니 나중에는 걷지도 못할 만큼 다리에 힘도 빠졌어요.”
 
아이돌계의 여신으로 불리던 소녀시대 멤버였지만 이번 영화에선 망가져도 제대로 망가지는 장면들이 몇 차례 나온다. 얼굴에 숯검댕이를 칠하는 것은 애교다. 쓰레기 봉투를 활용한 방독 의복을 입고 나오기도 한다. 남자들이라면 군대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방독면도 오랫동안 쓰고 나온다. 모두가 생소하고 처음인 경험들이다. 임윤아는 그저 새롭고 처음인 도전이라 즐겁기만 했단다.
 
그런 장면들을 보고 연기 변신이라고도 하시고, 망가짐이라고도 하시는 데 너무 과찬이세요. 너무 즐거웠어요. 이번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전 될 수 있으면 더 해달라는 편이에요. 좀 더 안 예쁘게 보여도 되고 분장도 더 해주셔도 되고 머리카락도 막 헝클어 트려 달라고 하고. 스태프들이 조금이라도 더 만져 주시려고 하면 전 그만이라고 외치는 편이죠. 연기를 위한 것인데 오히려 즐거워요.”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엑시트는 기본 적으로 가스 테러에 대한 재난 상황을 그린다. 가스 테러에 대한 재난에 대처해야 하는 여러 상황이 영화에선 꽤 자세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임윤아가 연기한 의주와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은 주변 도구를 활용해 꽤 영리하게 각각의 상황에서 탈출한다. 탈출 과정이 긴박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장면들도 많이 등장한다. 영화는 영화이지만 실제라면 어떨까.
 
우선은 영화이지만 재난 상황에 빠져 보니 체력이 진짜 중요한 걸 느꼈어요. 평소에도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체력은 좀 준비를 해야 할 듯싶더라고요. 영화에선 가스 테러가 난 뒤 건물 옥상으로 대피를 하잖아요. 그거 일리가 있는 설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가스에 따라서 공기보다 무거운 게 대부분이라 우선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데요. 여기에 방독면 수건 물 등을 챙겨야 하는 것도 있고. 근데 막상 실제 상황에 놓인 다면 정말 무섭지 않을 까요.”
 
엑시트를 보면 가장 흥미롭고 궁금하고 비주얼로서 관심을 끄는 장면은 옥상 촬영이다. 실제인지 컴퓨터그래픽(CG)인지 분간하기 힘든 옥상 촬영이 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어떤 옥상에선 100m 달리기에 가까운 질주를 펼치기도 한다. 또 다른 옥상에선 암벽 등반을 하듯 기어 오르고 매달리기를 반복한다. 너무나 정교한 세트처럼 보이기에 촬영 현장 상황이 궁금했다.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부분부분 세트가 있는데 거의 실제 건물 옥상에서 찍었어요. 저희가 오죽하면 옥상영화냐고 할 정도였어요. 하하하. 아마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많은 형태의 건물 옥상은 다 가본 것 같아요. 촬영 장소만 바뀔 뿐이지 거의 매일 옥상이었으니까요(웃음). 옥상에서 찍을 때는 옆에서 스태프 분들이 고생도 많이 했어요. 가스가 퍼지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 연기를 한 곳에 모아 뒀다가 촬영이 시작하면 모아 둔 가스를 풀어야 하고. 근데 가스가 제대로 풀리나요. 아휴 고생 진짜 많이 하셨어요.”
 
 
사실 가장 궁금한 것은 우려였다. 재난 영화로서 전형성을 벗어난 콘셉트가 우선 첫 번째다. 국내 관객들에겐 익숙한 무엇이 빠진 영화다. 두 번째는 대규모 물량 공세가 없기에 볼거리가 부족할 것이란 선입견이다. 무엇보다 만약이지만, 흥행에 실패할 경우 아이돌 출신이란 점이 이 영화의 흥행 실패에 힘을 보탠 것은 아닐까란 오해를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다양한 우려는 분명히 존재했다.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맞아요. 말씀해 주신 부분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다 있었어요. 우선 소속사에선 저의 선택에 무조건 힘을 실어 주세요. 제가 결정한 부분에선 믿고 지지를 해주시는 편이라 저 역시 믿음이 생기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져요. 사실 엑시트에 대한 우려도 있었죠. 알죠. 그런데 결과를 예측해서 선택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 않을까요. 내가 뭘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결과가 만약 아쉬워도 내게 뭐가 남을지를 상상하고 접근하는 편이에요. ‘엑시트는 저한테나 관객분들 모두에게 많은 게 남을 것 같아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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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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