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쁜 녀석들: 더 무비’ 김상중 “진짜 나쁜 놈? 있죠!”
“‘그알못’ 진행하면서 쌓인 울분 분노, 이 작품 출연으로 해소”
“드라마 버전은 ‘오구탁’, 영화 버전은 ‘박웅철’이 주인공 주목”
입력 : 2019-09-13 00:00:00 수정 : 2019-09-13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올해 쉰 다섯이다. 그럼에도 군살 하나 없는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해병대 특수수색대 출신이란 타이틀 때문이라고 굳이 설명하자면 이미 30년 전 일이다. 그럼에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한단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1 1식을 넘어서 배가 고프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안먹는다는 식습관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배우 김상중의 이런 점이 그를 주목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무려 13년 째 진행 중인 그것이 알고 싶다의 간판이란 점 때문에 그알못 아저씨란 별명까지 생겼으니. 그래서 한 때는 스스로의 배우 정체성에 고민을 거듭하기도 했다고. 물론 그 이후부턴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사명감에 사로 잡혀 이 프로그램과 함께 지금까지 동거동락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결과적으로 드라마 나쁜 녀석들그알못이 아니었다면 만날 수도 없었던 작품이었고, 그래서 영화 버전의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새롭고 또 고맙고 그렇게 다시 한 번 이 사회의 대리만족 통쾌함의 첨병이 되길 기대한다고 웃었다.
 
배우 김상중. 사진/CJ엔터테인먼트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개봉 며칠 전 배우 김상중과 만났다. 무더위가 아직 여전했던 날씨에 그는 멋들어진 수트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다. 평소 현장에서 후배들에겐 편안하고 웃기고 유머스럽고 잔망스러운 아재 선배로 유명한 그다. 이날 역시 첫 인사에 주변을 폭소케 하는 아재 개그로 포문을 열었다. ‘너무 딱딱한 분위기는 사실 나와 맞지 않다며 아재 개그 사랑을 전파했다.
 
소유진과 소지섭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성동일이죠(웃음). 뭐 이런 아재 개그, 소소하게 준비합니다. 하하하. 제 나이 정도 되면 후배들과 뭐 어울리기 위해선 이런 코드가 좀 필요하지 않나요. 저 나름대로 준비를 한 건데. 하하하. 동석이는 드라마 버전에서도 같이 했었고, 아중이와 기용이는 처음이었죠. 선배라고 무게 잡고 있으면 가뜩이나 작품에서 인상만 쓰고 나오는 데 더 어렵잖아요.”
 
드라마가 스크린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사실상 나쁜 녀석들이 첫 번째 인 듯싶다. 드라마로선 케이블채널에서 방송을 했지만 지상파와 종편을 통틀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워낙 인기를 끈 작품이기에 영화 버전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할 것 같았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에 출연했던 김상중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일장일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상중. 사진/CJ엔터테인먼트
 
드라마를 본 분, 또 안 보신 분 모두에게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드라마는 19금이었죠. 아주 다크하고 수위도 높았고. 그에 비해 영화는 더 유쾌하고 상쾌하고 수위도 15세 관람가에 맞췄죠. 대중적으로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접근하자는 의도가 강하죠. 액션으로만 보면 드라마에 비해선 분명히 업그레이드가 됐어요. 반면 드라마와 달리 약점도 있는 건 사실이에요.”
 
김상중이 언급한 약점은 드라마와 영화의 포맷 차이에서 오는 악인 설정이다. 드라마는 매회 에피소드를 통해 각기 다른 악인들을 등장시켜 각각의 응징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서로 다른 악인에 대한 응징에 시청자들이 느끼는 대리 만족은 컸다. 반면 영화는 제한된 러닝타임으로 인해 악인에 대한 응징과 풀어가는 방식이 완벽하게 달라졌다.
 
정확한 지적이세요. 그래서 드라마에선 제가 연기한 오구탁이 중심 축이라면 영화 버전에선 동석이가 연기한 박웅철이 중심이 됩니다.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그 점은 감수를 해야죠.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 버전 모두가 아주 강력한 한 방은 갖고 있습니다. 뭔가 막힌 걸 뚫어주는 듯한 한 방을 동석이가 연기한 박웅철이 터트려 주니 아주 보는 맛이 강할 것 같아요.”
 
배우 김상중.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그는 13년 째 진행 중인 그것이 알고 싶다로 인해 드라마 버전의 나쁜 녀석들출연 제안이 너무도 반가웠단다.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두고 시즌2까지 이어지면서 세계관이 구축됐다. 그리고 영화 버전까지 등장할 정도로 나쁜 녀석들은 성공한 콘텐츠로 대접받고 있다.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나쁜 녀석들출연이 가능했을까 싶었다고 웃는다.
 
지금은 제게 오구탁캐릭터는 제 연기 인생 최애 캐릭터가 됐죠. 13년 동안 그알못을 진행하면서 참 답답하고 안타까운 사건이 너무 많았죠. ‘이 막힌 듯한 느낌이 뭘까싶었던 적이 너무 많았어요. 그럴 때 이 드라마 버전 나쁜 녀석들출연 제안이 왔는데 바로 이거다싶었죠. 정말 그땐 환호성을 질렀어요(웃음). ‘그알못을 통해 해소하지 못한 저의 감정이나 대중들의 감정을 대리 해소 해주는 기획. 너무 흥분이 됐죠.”
 
그럼에도 배우 김상중에게 그알못은 떨쳐 낼 수 없는 그림자가 되고 있다. 13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그만둘 수도 그만둬서도 안 되는 한 자리가 됐다. 본인 역시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어느 순간부터 무엇을 해도 그것이 알고 싶다 느낌이다는 평을 들어왔다고. 장르를 넘나들며 드라마와 영화 모두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어떤 시점부터 배우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했다고.
 
배우 김상중. 사진/CJ엔터테인먼트
 
주변에서 뭘 해도 그알못이다란 소리를 많이 들어요. 어쩔 수 없죠. 그걸 굳이 떨쳐내려고 노력하지도 않아요. 부정하고 싶지도 않고. 동네 꼬마들도 절 보면 김상중이라고 안하고 그런 데 말입니다라고 해요(웃음). 오히려 감사하죠. 하지만 반대로 배우 김상중을 가둬 버린 프레임이 된 것 아닌가 싶어 고민도 했었죠. 그런데 그건 제가 풀어야 할 숙제죠. 대중들에게 아니다, 이것 봐라라고 증명할 필요가 없는 거죠.”
 
무려 13년 동안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대한민국의 가장 험악하고 악독한 사건을 모두 두 눈으로 보고 입으로 전해 온 김상중이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선 나쁜 녀석들속 오구탁 반장으로 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쁜 놈들은 모두 만나서 응징을 했다. 어떤 것도 할 수 없이 그저 그 사건에 대한 관찰자로서 보내 온 시간과 그것을 해결하는 대 비록 작품 속이지만 가장 앞장 서 있던 김상중이었다.
 
만약 현실에 나쁜 녀석들이 존재하고 제가 실제 오구탁이라면 딱 한 사람 응징하고 싶은 나쁜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이름을 거론하거나 밝히고 싶진 않습니다. 제가 그알못이나 나쁜 녀석들을 경험하면서 느낀 진짜 나쁜 놈들은 약자를 괴롭히는 부류에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가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려 드는 현상이 팽배해지고 있어요. 이건 뭔가 잘못되고 있단 신호에요. 물론 그에 비해 좋은 분들도 많죠. 뭔가 균형을 빨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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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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