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은 어쩌다 마약공화국이 됐나
입력 : 2019-10-02 06:00:00 수정 : 2019-10-02 06:00:00
왕해나 사회부 기자
올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접한 뉴스 중 하나는 마약 관련 소식일 것이다. 올해 초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일명 '물뽕' 논란부터 우리가 잘 아는 연예인 로버트 할리, 박유천, 황하나 등이 마약과 줄줄이 엮였다. 
 
정재계에서도 보기 드문 소식은 아니었다. SK와 현대가 3세 들이 액상 대마를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고 CJ 장남 이선호씨는 액상대마를 밀반입한 혐의로 오는 7일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 9월30일에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딸이 액상 대마와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등을 밀반입하려다가 적발됐다.
 
마약 투약, 운반, 밀수 등은 범죄 영화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마약청정국이라고 자부하던 한국에서도 현실이 된 것을 본다. 일반 사람들도 온라인과 클럽 등에서 마약과 접촉할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러한 뉴스들이 더 이상 새롭지 않다고 느낄 때다. 일각에서는 대마초 정도의 환각성이 낮은 마약은 허용해도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마약은 명백한 불법이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 흡연·소지·매매·운반 등은 모두 처벌 대상이다. 
 
그럼에도 마약에 대한 '불감증'은 솜방망이 처벌에서 오는 게 아닌가 한다. 마약 범죄 감형 요건에는 진지한 반성, 전과 여부 등이 포함돼 있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사람들의 비율이 꽤나 높다. 2017년 대검찰청에서 배포한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7년 당시 마약류 범죄로 기소된 전체사범 중 4681명중 1876명(40.1%)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리고 이 같은 양형기준은 재벌가·정치인 등 사회 고위층과 관련돼 있을 때 더욱 느슨해짐을 느낀다. 
 
정부에서도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라는 불감증을 벗어던져야 할 것 같다. 유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의 마약 투약이 국내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소수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안이하다. 마약 또한 술, 담배 등과 동일한 선상에서 보고 유해성과 중독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금연, 금주에 이어 금약대책 방안 역시 고민해야 할 때다. 
  
왕해나 사회부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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