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불신 적립 금투업계
입력 : 2019-10-18 01:00:00 수정 : 2019-10-18 01:00:00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신뢰가 훼손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 신뢰를 깨고 불신을 적립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하나금융투자의 애널리스트는 분석 보고서 공개 전에 주식을 미리 사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로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를 받고 있고, 신한금융투자는 수년간 재무제표에 빌린 주식을 보유 주식으로 잘못 처리했다.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수사는 가뜩이나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
 
2013년 CJ E&M, 2016년 한미약품 등 애널리스트의 부적절한 행위가 잊힐 때쯤이면 한 번씩 터지는 사고는 리서치센터 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 전체를 '못 믿을 집단'으로 낙인찍을 재료로도 부족함이 없다.
 
신한금융투자의 회계처리 오류도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는 마찬가지다. 단순 착오이고 숫자 몇 개라고 하지만 수년 전 재무제표가 아니라, 가계부를 썼냐는 비웃음 산 한 유명 생활가전업체의 엉터리 재무제표와 결과적으로 다를 게 없다. 자동차 표면에 작은 흠집이 있든 문이 하나 덜 달렸던 불량이다. 계산 실수를 반복하는 직원에게 카운터를 맡길 사장도 없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도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모습이다. 환매 중단으로 시작한 라임자산운용의 문제는 리스크 관리 소홀을 넘어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 수사, 한명이 6억5000만원에 달하는 연봉 잔치를 벌였다는 데까지 번지고 있다. 고객이 원할 때 돈을 돌려준다는 기본적인 약속을 못 지켰을 뿐 아니라 성실하게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상황만 정리하면 금융투자업계는 사적 이익에 몰두해 부정행위를 일삼고 본인의 자산 현황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아 본인들의 주머니만 불리는 곳이다.
 
연속된 우연이 만든 오해일 수 있다. 소수의 문제가 확대 해석돼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어쩌다 한번 일어난 개인의 일탈로 넘길 만큼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믿음이 단단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항상 규제를 풀어야 자본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잘할 수 있고 그래야 시장이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는 논리다. 공감한다. 그러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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