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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도 벗고 메이크업까지…유투버 박원순 ‘통했다’
10만 구독자 돌파 기념 첫 ‘라방’, 동시접속 1500명
2019-11-19 00:22:33 2019-11-19 00:22:3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유투버로 변신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경도 벗고 뷰티 메이크업까지 받으며 구독자들과의 첫 라이브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 시장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 ‘박원순TV’는 18일 오후 10~11시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2014년 2월 개설한 박원순TV는 한동안 홍보 미흡과 콘텐츠 부족으로 구독자가 3000명 수준에 머물다 올 하반기 들어 구독자가 급증했다.
 
박 시장이 김어준 씨의 유투브 방송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유투브를 홍보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박 시장도 ‘머리숱 비밀 공개’ 등 이를 전후로 다양한 콘텐츠로 구독자 공략에 나섰다. 현재 구독자수는 10만3000명, 조회수는 92만5314회로 정치인 가운데 상위권이다.
 
이날 박원순TV 첫 ‘라방(라이브방송)’에는 BJ 대도서관,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 시사평론가 김성수 등이 게스트로 지원사격했다. 방송 진행은 유투버로도 활동 중인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이 맡았다. 박 시장은 구독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즉석에서 캘리그래피를 완성해 선물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BJ 대도서관, BJ 황희두와 18일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원순TV
박 시장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섭외에 응했다는 BJ 대도서관은 박원순TV의 열악한 환경에 놀랐다. BJ 대도서관은 “라이브방송을 할 때는 평소 유투브 촬영장비보다도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마이크도 없고 카메라도 전문장비가 아닌 갤럭시탭이 전부다. 심지어 ‘박원순TV 구독자 10만 돌파’ 가랜드도 좌우로 반전돼 구독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에 좋은 장비 놔두고 왜 이러냐”고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은 “개인방송이라 서울시 장비를 쓰지 않고 다 개인장비로 해결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제가 마이너스 시장이다. 뭐 필요하다면 더 빚을 내서라도 장비를 마련하겠다. 10만 달성했으니 이제 목표는 30만이다”라고 답했다. BJ 대도서관은 손수 조명을 재배치하며 꿀팁을 전수했고, 박 시장은 안경이 조명에 반사된다는 소리에 거리낌없이 안경을 벗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과 18일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원순TV
박 시장의 소송을 변호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박 시장과 정치인 유투브 활용법에 대해 얘기했다. 박 의원은 “저는 별 재미도 없고 앉아서 말만 하는 영상을 올리는데 의도치 않은데서 반응이 오기도 한다. 시장님은 워낙 많은 장소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니 저보다 더 좋은 영상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시장은 16만2000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박 의원을 부러워하며 “더불어민주당에서 구독자가 제일 많은데 돈도 많이 벌었겠다. 10만명 넘으면 실버버튼도 준다더라”고 말했다. 이내 박 의원은 “정치인은 유투브에서 광고를 안 붙여준다. 실버버튼도 정치인은 안줘서 계획했던 언박싱을 하려고 실버버튼을 자체제작하기도 했다”고 ‘일급비밀’을 털어놓았다. 이를 들은 박 시장은 실망한 눈빛을 보이며 “구글 회장에게 실버버튼 달라고 항의 전화라도 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뷰티크리에이터 씬님과 18일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원순TV
마지막 게스트 뷰티크리에이터 씬님과는 과거 박 시장이 책 ‘몰라서 물어본다’를 쓰는 과정에서 맺은 인연이었다. 씬님은 안부를 주고받은 후 이내 메이크업 박스를 꺼내 박 시장의 고민이라는 ‘덜 피곤해보이는 얼굴’을 만들기 시작했다. ‘남자는 너무 하얗게 화장하지 말라’, ‘가장 밝은 곳의 피부 톤을 어두운 곳과 맞추라’ 등의 팁을 전수한 씬님은 이내 박 시장 얼굴에 다크서클, 눈썹, 입술, 주름살, 콧대까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메이크업을 알려줬다.
 
메이크업을 마치고 씬님은 “이렇게 메이크업을 마치고 파티라도 가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박 시장은 “북한에 갔을 때 머리를 고정시키려고 3일을 안 감았는데 오늘은 3일이 아니라 10일은 안 씻어야겠다”며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윽고 약속된 시간이 다 되면서 박 시장은 구독자에게 “우리 사회가 좌절과 절망이 많은 사회인데 저는 최선을 다해 정책으로 청년들의 희망을 만들겠다”며 “다음 30만 구독자 달성 시 구독자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최고 동시접속자는 1500명을 기록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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