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어 '전기배'다"…배터리 선점 노리는 중국 업체
CATL, 미국선급과 전기배 배터리 연구 협약 체결
국내 업계 "시장 활성화 안 돼… 투자 제한적"
입력 : 2019-12-10 06:00:00 수정 : 2019-12-10 10:09:32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중국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이 전기차에 이어 전기배 배터리 연구에 본격 뛰어들었다. 한국 배터리 업계가 '소송전'까지 불사하며 전기차에만 매달리는 사이 새로운 배터리 시장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지난 6일(현지시각) 최근 미국선급(ABS)과 전기배 배터리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추진 선박 기술표준과 화재관리·충전·추진 시스템 등 기술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CATL 관계자는 “CATL의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은 이미 전기 승용차, 버스, 전기 트럭 등에 적용되고 있다”며 “ABS와 협력해 기술을 선박으로 확장하고 가까운 시일 내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글로벌 해운전문지 ‘마린인사이트(MarinInsight)’에 보도된 미국선급(ABS)과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의 전기배 배터리 연구 협약식에서 취 타오 CATL 비서실장(왼)과 크리스티나 왕 ABS 상무 모습. 사진/마린인사이트 온라인 보도 갈무리
 
CATL에 비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미미하다. 관련 기술은 일부 개발하고 있지만, 전기배 수요 자체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투자가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현재 전기배 수요는 전체 항로를 배터리 추진에 의존하기보다, 항구에 접안할 때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기를 사용하고 해상에서는 다시 디젤연료를 사용하는 개념에 그친다. 유럽 지역 여객선이나 소규모 어선 일부에서만 적용하며, 대형 선박 중 완전한 전기추진선박은 없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에선 LG화학과 삼성SDI가 선박용 배터리 셀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 1위인 LG화학도 사업 영역을 배터리셀에 한정하고 있다. 삼성SDI만 모듈과 셀을 생산해 모듈 단위로 납품하고 있다. 그 외 중소기업 코캄(kokam), 중국 CATL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부 업체만이 사업을 다루고 있다.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를 따라잡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이제 시작하는 상황이라 전기배 배터리까진 아직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친환경 추세에 맞춰 조선 업계와 배터리 업계는 대형 선박도 배터리 시스템이 발전기를 대체하는 미래 수요를 대비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SDI와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 기술을 공동 개발해 지난 7월 노르웨이 선급의 형식 인증을 받았다. 형식 인증이란 이론상으론 해당 기술·설계로 목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 실제 적용된 건 아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선박 규제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걸로 알고 있고 일부 고객사(조선사)들도 계속 얘기해온 사항이라 (전기배 배터리 기술에) 관심 갖고 (투자) 검토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동차만큼 수요가 활성화 된 건 아니지만 선박시장에서 (전기배) 수요가 많아져 시장이 계속 커지면 투자는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선박을 배터리 추진으로 운항하려면 지금은 가격이 너무 비쌀 것”이라며 “선박은 먼저 만들어서 파는 게 아니라 수요가 생기면 기술을 개발하는 구조이다 보니 정책과 환경, 선주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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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윤

산업1부. 정유·화학, 중공업, 해운·철강업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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