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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이시언이 ‘아내를 죽였다’와 만난 이유
배우 생활 첫 주연작, 파격 이미지 변신…“너무 즐거웠다”
“나조차 헷갈릴 정도로 흥미로웠던 시나리오, 잘 봐달라”
2019-12-16 00:00:01 2019-12-16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데뷔 10년 차다. 한국 영화의 전설로 남은 곽경택 감독의 친구드라마 버전에 전격 발탁되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감초 배우의 등장에 방송계 관계자들은 그를 주목했다. 여러 드라마에서 존재감 확실한 연기를 선보여 왔다. 코미디가 주된 무기였지만 순발력이 필수인 시트콤 장르에서도 압권이었다. 한 시트콤에 등장한 그의 모습은 유명 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데뷔 10년 만에 출연을 결정한 인기 예능에선 의외의 소탈하고 허당끼 가득한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간이 삼형제의 맏형 캐릭터까지 구축했다. 방송가와 예능을 모두 섭렵하며 팔방미인으로 최근 최고의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영화계에서도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지만 강력한 임팩트를 선보인 작품은 의외로 부족했다. 영화는 그에게 미지의 영역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배우 이시언에게 여러모로 다양한 의미였다. 코미디 냄새를 지울 수 있는 첫 번째 작품이었다. 주연으로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첫 번째 작품이었다. 데뷔 10년 만에 찾아 온 첫 번째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이기도 했다. 이시언의 첫 주연작 아내를 죽였다’. 그를 통해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배우 이시언. 사진/kth
 
11일 개봉한 아내를 죽였다겨울왕국 2’가 휩쓸고 있는 극장가에서 개봉 이틀째인 13일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했다. 순위의 저조함을 따지기 보단 저예산 상업 영화란 점을 감안하면 100만 관객 부럽지 않은 스타트였다. 개봉 며칠 전 만난 이시언은 첫 주연작이란 점에서 크게 긴장을 하고 있었다. 주연 배우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있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체크할 첫 번째 시험대란 점이 그를 더욱 긴장하게 했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첫 번째 주연작이기에 당연히 떨리죠. 너무 떨려요. 근데 사실 진짜 떨리는 건 제가 전혀 안 해봤고, 생각지도 못했던 캐릭터였기에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그게 가장 떨리는 이유에요. 새로운 모습? 그건 너무 거창한 표현이고, 안 해봤던 연기였기에 호기심 반 도전 반이 가장 컸죠. 너무 즐거웠어요. 정말 어렵고 힘들었지만 진짜 신나게 촬영 했던 거 같아요.”
 
본인도 놀랐단다. ‘도대체 왜 나한테란 느낌이 강했다고.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인기로 인해 덩달아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주변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다는 이시언이다. 어린 학생들은 자신을 개그맨으로 알고 있기도 하다고 웃는다. 그래서 스릴러 장르의 이번 영화 주연 캐스팅은 자신이 가장 놀랐다고. 물론 감독 입장에서도 큰 모험이었을 것이라고 이시언은 전했다.
 
배우 이시언. 사진/kth
 
“(시나리오를 받고)너무 놀랐죠. ‘도대체 왜 나를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떠 올랐으니까요. 기자간담회 때도 감독님이 말씀하셨지만 나 혼자 산다는 안 보셨고, 못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에이 뭐 보시긴 했겠죠(웃음). 기분이 좋았지만 불안하기도 했죠. 나도 할 수 있을까싶었지만 감독님이 날 갖고 만들어 내실까싶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미팅 이후 확신을 하고 도전하기로 했죠.”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영화다.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연기를 해야 했다. 더욱이 제목처럼 아내를 죽인남편의 얘기다. 아내를 죽였는지 아닌지는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물론 어떤 이유를 들이대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우라면 캐릭터 해석을 해야 하지만 이번 영화 속 설정은 프로 배우의 입장에서도 쉽게 납득하기 힘든 설정이긴 했다.
 
아직 미혼이지만 아내를 죽인 남편은 상상이 안되잖아요. 사실 제가 연기한 정호에게 접근하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제가 정호가 되는 게 아니라 나 이시언이 그 상황이라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했어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아내가 없었으면 좋겠다란 생각까지 했었죠. 물론 영화니깐 그런 생각을 한 거죠(웃음). ‘도대체 정호는 왜 아내를 죽였다는 의심을 받게 됐을까를 고민하니 그런 답이 나오고 그렇게 접근해 갔어요.”
 
배우 이시언. 사진/kth
 
영화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농도 짙은 베드신은 이시언이 가장 고생하고 가장 민망했던 촬영이었다고. 데뷔 이후 가장 노출이 강했던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상대역인 왕지혜는 이시언의 데뷔작인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 함께 출연한 가장 친한 동료다.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동료 배우다. 그런 친구와 낯뜨거운 장면을 찍어야 하니 죽을 맛이었다며 쑥스러워했다.
 
, 진짜 정말 힘들었어요. 촬영 전에 스스로가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현장에 갔죠. 베드신이 힘들었던 게 아니라 왕지혜씨와 그 장면을 찍는 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워낙 친해서 상상도 안했어요. 지혜씨를 뒤에서 끌어 안아야 하는 너무 어색한 거에요(웃음).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농도 짙은 베드신? 아니 스킨십이 맞는데. 그걸 지혜씨와 할 줄은 몰랐죠. 하하하.”
 
첫 오프닝에서 등장한 왕지혜와의 농도 짙은 장면은 사실 이 영화가 관객들의 오감을 뒤 흔드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아내를 죽였다는 제목처럼 아내를 죽인한 남자의 얘기를 그리는 내용이 이 영화다. 하지만 진짜 아내를 죽였는지 아닌지는 주인공 정호, 주연 배우 이시언도 헷갈리는 상황 속에서 시작된다. 물론 이시언은 시나리오를 모두 봤기 때문에 누가 범인인지는 알고 있는 상태다.
 
배우 이시언. 사진/kth
 
전 당연히 알죠(웃음). 그런데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저도 되게 헷갈렸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어가면서 의심이 들기 시작했죠. ‘이 사람인가?’ 싶다가도 아니 저 사람인가?’ 그러다가 나중에는 ! 이 사람이구나했는데. 결국 범인이 나오잖아요. 그 범인이 저인지 아닌지는 영화를 통해 봐 주세요. 하하하. 그래서 첫 장면이 정말 임팩트가 있었죠. 사실 시나리오에도 없던 장면인데 감독님이 세밀하게 계산을 하고 촬영 날 그 장면을 설명하고 만들어 주셨어요.”
 
그는 데뷔 첫 주연작인 이번 영화에 대해 즐겁게 얘기를 나누면서도 계속해서 걱정이 앞서는 듯했다. 힘겹게 작업한 첫 번째 주연작이 좋은 평가를 받기를 원하는 마음도 컸지만 반대로 자신의 예능적 이미지가 이번 영화에 투영돼 좋지 않은 평가를 받지는 않을까 고민이 되는 듯 했다. 그는 출연 중인 나 혼자 산다때문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의외로 명쾌하게 전했다.
 
정말 예능은 예능이잖아요. 절 가볍고 촐싹거리는 사람으로 봐주실 때는 좀 속상하기도 해요. 가끔 길을 가다가 ! 왜 인사를 안해라면서 저한테 호통치시는 분들도 계세요. 물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기는 해요. 그럴 땐 정말 난감하죠. ‘나 혼자 산다의 모습은 저의 여러 모습 중 하나일 뿐이고, 그게 한 번 촬영을 하면 꽤 오랫동안 찍는 데 방송에 나온 건 정말 재미있고 예능적인 모습으로만 편집이 돼서 나오는 것이라. 물론 그래서 예능 출연을 후회하진 않아요. 너무 즐거워요.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이 정말 엄청난 대가들이잖아요. 그 분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저 자신도 다 잡을 수 있고요.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죠.”
 
배우 이시언. 사진/kth
 
이시언은 올해 영화는 아내를 죽였다가 마지막이다. 드라마는 TV조선 간택-여인들의 전쟁촬영을 앞두고 있다. 당분간은 영화 홍보 그리고 드라마 촬영으로 바쁘게 지내며 2019년을 마무리하게 될 것 같다고 한다.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란 얘기를 듣는 이시언이 되고 싶어요. 그게 소망이죠. 전 연기하는 직업을 가진 이시언이란 사람이고, 그 연기를 잘하게 될 때까지 열심히 활동하는 게 언제나 저의 목표에요. 이번 영화는 아마도 그런 제 바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큰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일 듯싶어요. 와서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고 또 감사할 것 같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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