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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원유 감산 협의 하루 앞두고 급등…조금 비싸게 사도 확인 후 투자
비엔나 화상회의 내일새벽 결과 나올듯…미국 참여·감산규모 중요
변동성 큰 레버리지 ETN보다 1배 ETF·정유주 추천
2020-04-09 12:00:00 2020-04-09 12:34:29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OPEC+ 등 산유국들의 감산 협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감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사흘만에 다시 반등했다. 국내 증시의 정유주와 원유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지수 상품들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모두가 감산을 바라는 마음은 같지만 아직 각국의 의견차가 좁혀진 것이 아니고 감산 규모도 예측할 수 없어 투기적인 베팅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은 배럴당 1.46달러(6.25%) 오른 25.09달러로 마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3분의 1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산유국들이 초과 공급을 줄이기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화상회의로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 시장의 기대를 불러일으킨 결과다. 
 
감산량은 일일 1000만배럴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협의를 시작했고 이들이 감산을 결의하면 미국도 그 정신을 준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경우 반독점법 때문에 원유업체의 감산을 강제할 수 없어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생산량은 이미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원유생산은 일평균 1240만 배럴을 기록, 사상 최대치였던 3월 중순의 일일 1310만 배럴에서 5.3% 감소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뉴욕에서 유가가 급등하자 국내에 상장된 관련 주식들이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중엔 급등락하는 유가보다 더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종목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삼성 레버리지WTI원유선물 ETN 주가차트. 자료/미래에셋대우 HTS 화면캡쳐
 
이번 유가 반등기에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인 삼성레버리지WTI원유선물 ETN 주가는 이날도 3745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3800원까지 올랐다가 10시55분 현재 3470원(8.78%)에 거래 중이다.  
 
최고가는 1월8일 장중 기록한 1만9025원, 최저가는 3월30일 찍은 1470원이다. 고점에서 10분의 1토막 이상 난 종목이다. 저점에서는 벌써 2배 넘게 올랐지만 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5분의 1토막도 안 된다. 이게 불과 석달 새 벌어진 일이다. 
 
특히 이런 종목이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에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크게 증가한 후 4월6일에는 거래량이 1억9000만주를 넘었다. 이날 종가 3645원을 기준하면 무려 7000억원가량이 거래된 셈이다. 또한 이 ETN은 WTI선물가격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인데 실제 주가는 그 이상으로 뛰는 경우가 많다. 장중 전해지는 유가 관련 소식에 따라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해 거래 참여자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커진다. 
 
무엇보다 현재로서는 산유국들이 최종적으로 합의에 성공할지, 감산 규모는 시장이 만족할 수준이 될 수 있을지 여부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조금 늦더라도, 조금 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산유국들의 협의 결과를 지켜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레버리지 ETN보다는 1배로 추종하는 ETF나 유가 반등 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정유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블룸버그는 8일 국제에너지기구(EPA)와 산유국들의 공개자료 등을 토대로 OPEC 회원국들과 비 회원국들의 하루 원유 생산량을 집계하고 각국의 입장을 보도했다. 
 
주요 산유국 일일 원유생산량 (단위: 만 배럴) 출처: 블룸버그, IEA, EIA, 각국 정부 최근 자료(2~4월)
 
이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까지 “최소한 5월까지는 역사적 수준의 공급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1200만배럴로 하루 생산량을 늘렸고 일부 OPEC 회원국들도 이를 따랐다. 사우디는 이번에는 많이 감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하루 약 1000만배럴의 생산량 감축이 가능하며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으나, 익명의 관계자는 “10분의 1 이상 감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300만배럴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자산이 1000만~1500만배럴 감산을 제안한 장본이지만 지금까지는 감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시장은 미국의 생산량은 자동으로 억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EIA는 가격 폭락과 수요 감소로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하루 100만배럴 이상 낮춘 1176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하루 578만배럴을 생산하는 캐나다의 에너지장관은 유가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회의에 참여할 것이며 열려 있는 마음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감산을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3월 일일 300만배럴에서 4월에 400만배럴로 생산량을 늘렸던 아랍에미레이트도 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에는 적극 동조했다.  
 
이밖에 2002년 이후 국제적 감산 공조에 참여하지 않았던 노르웨이도 “공급 억제를 위한 광범위한 국제협약이 있다면 생산량 감축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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