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브라질·하이일드채권 불안하지만 국내 회사채는 투자할만”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 ‘색동이’ 연 7%도 가능…정부·기업 위기극복 경험있어 잘 대응
내년 채권 전문 운용사 전환 예정…멀티에셋 등 운용계획
입력 : 2020-05-26 12:00:00 수정 : 2020-05-26 14:39:4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채권은 투자자산이지만 한편으론 경제를 읽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가 화두였던 터라 온 세계의 시선이 채권시장에 머물렀는데 이제 그런 관심은 사라진 듯하다. 하지만 투자자산으로서의 채권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브라질채권 투자자들은 매일매일이 좌불안석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를 만나 매크로 지표로서의 채권과 투자처로서의 채권에 대해 물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거의 유일한 채권 전문 투자자문사다. 자문자산 2조5000억원, 일임자산 5000억원 등 3조원을 굴리는 회사로 성장하는 동안 3명이었던 임직원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초 채권시장은 매크로를 보여주는 지표로 역할했다.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에 한참 뜨거웠다. 그런데 지금 금리 보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뵈는데도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팔면서도 채권은 계속 사고 있다. 자본차익 노리는 건 아닌 걸로 보이는데.
 
-맞다.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을 사는 건 환율 보고 사는 거다. 지금 1200원 위에 있는 원달러 환율이 언젠가는 1100원대로 내려갈 거라 예상하는 것이다. 지금보다 금리가 더 떨어져서 채권 자체로 차익을 내기는 어렵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스프레드가 많이 정상화됐는데도 아직 1%포인트 미만이다. 비정상이다. 
 
국채는 안정화되고 있다면 하이일드 쪽은 어떤가.
 
-코로나19로 위기가 찾아왔는데 이것은 제조기업 발 위기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IMF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은 터라 이런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위기 조짐이 보이면 그 전부터 관리에 들어간다. 지금 항공사들 지원하고 산업은행이 회사채 사들이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국내 하이일드채권 중엔 투자할 만한 게 꽤 있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할 때는 두 가지를 봐야 하는데 먼저 환율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개인들이 해외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이 주로 펀드를 통해서인데, 이게 하이일드 인덱스라는 점이다. 글로벌 인덱스라고 해도 인덱스 편입 비중의 40% 정도는 미국의 셰일가스나 셰일오일 업체들이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벌써 부도업체가 나오고 있다. 투자하기엔 무리가 있다. 차라리 국내 하이일드채권을 직접 투자하는 편이 낫다. 
 
사실 지금 개인들은 브라질 채권에 관심이 가장 클 것 같다. 헤알화가 폭락하는 바람에 난리다. 브라질 채권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국가 신용에는 문제없다. 특히 브라질 채권 중에서도 헤알화로 발행된 채권은 상환에 문제가 없을 거다. 투자자들은 흔히 달러가 안정적이니까 금리가 낮아도 달러 발행 채권으로 투자한다고 했는데 정반대다. 헤알화 발행 채권은 브라질 정부가 화폐를 찍어서 상환하면 된다. 달러로 발행된 브라질 채권은 달러를 못 구할 경우 당장 상환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헤알화 채권은 아니다. 과거 아이슬란드가 모라토리엄 선언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자국 크로나 화폐로 발행한 채권은 정상적으로 상환했고, 유로화로 발행한 채권은 지급을 유예해 지금도 갚고 있다. 
 
문제는 원리금 상환에 있는 게 아니라 헤알화 환율이다. 상환돼도 헤알화 가치가 급락해 환차손이 상당할 테니까. 브라질이 금리를 내리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헤알화 가치 하락을 피해 탈출하느라 환율이 저렇게 됐다. 결국 금리를 올리겠지만 사실 현재 환율로 인해 브라질의 수출경쟁력은 올라갔다.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하락으로 채권에서 발생한 차익과,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인한 환차손을 상계하면 될 텐데 모두가 채권 투자자는 아니니까. 
 
그러면 브라질 채권을 보유 중인 투자자와,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브라질 채권에 물렸다면 지금 당장 손절하기보다는 기다리면서 빠져나올 타이밍을 엿보는 것이 좋겠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출렁이면서 환율이 반대로 움직이는 시기가 다시 올 것이다. 
 
신규 대기자들은, 진입 기회인 것은 맞는데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1년 투자가 아니라 10년 채권 만기까지 투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한다. 단, 10년 만기 때까지 계속 들고 있을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 10년 안에 큰 변동성으로 인해 수익이 발생하는 상황이 오면 바로 팔고 나온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내 채권 얘기를 해보자. 개인들은 어떤 채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까.
 
-연 4% 안팎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회사채가 적당하다. 신용등급 A등급이나 BBB급 정도. 장내에서도 거래되는 채권들이 많다. 현대로템29-1 같은 종목은 내년 7월이 만기인데 표면금리 2.599%로 발행됐지만 지금 4.5%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격으로 거래된다. 이런 채권들이 꽤 있다. 사실 올 초만 해도 회사채 수익률은 이보다 낮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이 정도까지 올라왔다. 
 
아시아나항공 색동이 채권도 좋다. 연 7%도 가능하다. 이 채권은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항공권 매출을 담보로 발행돼 원금은 물론 이자 상환도 아시아나항공이 담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일반 회사채보다 상환순위가 앞서고, 3개월마다 돌아오는 이자 날짜를 맞추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부도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갚을 것이다.
 
만기별로 채권이 다양하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그럴 리 없지만 만약 회사가 부도나면 만기가 길든 짧든 어차피 다같이 망하는 거니까 만기까지 길게 남은 채권이 낫다.
 
이와 똑같이 대한항공이 발행한 칼 채권도 있는데 색동이보다 금리가 낮다. 신용등급이 색동이보다 높아서 그렇다. 이런 채권은 거래가 적은 게 흠이라 기다리다가 잡아야 한다. 
 
은행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나 캐피탈 채권은 어떨까.
 
-은행들은 신종자본증권을 계속 발행하고 있다. 아는 것처럼 이 채권은 만기가 매우 긴 영구채지만 중간에 은행이 정한 날짜에 콜옵션을 행사해 조기상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발행금리만 보고 덤비면 안 되고, 은행이 콜옵션 날짜에 1만원으로 상환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실질이자가 얼마인지를 계산해야 한다. 채권가격이 1만원을 넘으면 당연히 받을 이자에서 채권을 비싸게 산 만큼 빼야 한다. 이건 색동이, 칼 채권에 투자할 때도 유의할 점이다. 항공사들이 언제든 조기상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1만원 밑에서 사야 한다. 
 
캐피탈 채권은 추천하지 않는다. 제조업종에 비하면 대출채권담보가 불안한데 그에 비해 금리는 낮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 채권에도 관심이 많은데 기회가 별로 없다. 
 
-3월 초에 SK증권에서 낸 리포트에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 중에서 지금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 수익률이 얼마나 나는지를 정리해 놓은 표가 있더라. 전환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훨씬 높아 수백 퍼센트씩 수익이 날 종목들이 부지기수다. CB든 BW든 투자할 수 있으면 하라. 단 워런트만 따로 사는 건 너무 비싸서 안 되고, 처음 공모 발행할 때 참여할 수 있는 것들에 한해서 투자하면 좋다. 
 
은행과 증권사 PB들이 메자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많이 팔아서 돈이 될 만한 건 사모 시장에서 다 가져가는데 공모 시장에까지 나올 정도면 얼마나 위험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 CB, BW 발행하는 기업들 보면 적자 행진에 부채비율도 높아 불안해 보이는 곳이 많다. 정말 메자닌 공모에 참여해도 괜찮나.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내년 3월에 발효되면 사모펀드 가입 기준은 최소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아진다. 사모는 문턱이 더 높아져 공모 청약으로 받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사가 부도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메자닌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 정도면 재무제표만 봐서는 어려울 수도 있다. 정부가 투자권유대행인들 중에 인재를 선발해 전문화시켜서 IFA(독립투자자문업자)로 유도했으면 좋겠다. 이들이 투자자들을 도울 수 있게. 
 
주식 투자하는 자문사들이 대거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로 넘어갔는데 계속 자문사로 남아있을 것인가.
 
-내년에 채권 전문 자산운용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운용사로 바뀌고 나면 크게 두 가지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하나는 예금 대용으로 적정한 수익률이 나오는 채권들을 편입해서 만기까지 보유해 예금보다 2~3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펀드가 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멀티에셋펀드로 투자대상을 특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정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해볼 생각이다. 
 
말씀 들어보면 왠지 P2P 업체들이 많이 취급하는 부동산 채권도 다룰 것 같다.
 
-맞다. 주택담보대출채권 같은 부동산 관련 채권도 좋은 게 많다. 증권사 등이 많이 하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물건들이 많다. 그런데 정부가 증권사의 PF를 제한하는 바람에 부동산 금융 쪽은 급해졌다. 공급은 많은데 채권을 받아줄 수요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량 채권을 골라서 투자할 수 있다. 이런 채권들도 투자대상이 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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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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