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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코로나 치료제·백신 가속도…선두는 임상 3상 진입
2020-06-04 15:00:13 2020-06-04 15:00:13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용도로 렘데시비르가 도입되는 가운데 국산 백신과 치료제도 가장 빠른 사례는 임상 3상까지 속도를 낸다.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올해는 치료제, 내년엔 백신을 내놓는다는 로드맵을 밝혀 국내 임상시험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하반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고 임상시험 단계를 단축하는 등 치료제·백신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동물실험인 전임상 단계에 머물렀던 백신 개발도 임상 절차에 돌입했고, 치료제의 경우 이미 국내 기업들의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먼저 미국 제약사 이노비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이 곧 시작된다. 최근 이노비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 INO-4800의 임상시험을 2상 단계까지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승인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당장 이달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디옥시리보핵산(DNA) 백신 2종와 합성항원 백신 1종에 대해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지원을 강화했다. 이번 이노비오 후보물질은 DNA 백신 중 하나로, 다른 DNA 백신은 국내 기업인 제넥신이 개발하고 있는 GX-19다. 제넥신도 이르면 이달 중 임상시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성항원 백신은 SK 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으로, 하반기 임상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치료제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10종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신약 개발과 함께 △약품재창출 △혈장치료제 △항체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 3일 특례수입이 결정된 렘데시비르가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돼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인 약품재창출 사례다. 국내에서는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이 자체 개발하거나 임상 중인 치료제를 약품재창출을 통해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는 지난 4월부터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고,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과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도 모두 이달부터 환자들에 투여하는 임상 2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는 국내가 아닌 러시아에서 임상 3상을 승인 받아 이달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재창출 방식 외에 치료제 개발은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 부분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항체를 만드는 후보물질을 통해 체내 항체를 형성시킨 뒤 치료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이달 중 항체치료제 임상물질에 대한 대량생산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7월 치료물질을 공급하고 7월 말까지는 임상시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사용하는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가 개발 중으로, 역시 7월 중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는 개발단계나 대량생산 가능성 등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까지 완치자 1만4500여명 중 12명만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적십자사를 중심으로 헌혈을 받고 있지만 기대만큼 이르지 못했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을 포함한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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