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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빅 4' 총수 회동…미래차 'K-드림팀' 기대 고조
반도체·통신·전장 등 협력 분야 다양…"전방위적 동맹 가능성 열려"
2020-07-06 10:58:11 2020-07-06 15:27:52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재계 '빅4' 총수들이 잇달아 만나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기업 간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선두그룹에 속한 현대차의 완성차에 배터리는 물론이고 반도체, 전장, 통신 등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기술력과 경험이 더해진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란 점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7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과 지난달 각각 천안 삼성SDI 공장, 오창 LG화학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배터리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초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서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왼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사진/뉴시스
 
정 수석부회장이 다른 재계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는 것은 본격적인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2025년까지 총 23종의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계획에 차질을 생기지 않으려면 배터리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모두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누적 기준 LG화학은 점유율 24.2%로 1위고 삼성SDI(6.4%)와 SK이노베이션(4.1%)은 각각 4위, 7위다.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배터리 3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구매할 고객을 확보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국내 재계 빅4의 협업은 배터리를 넘어 전방위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공유, 전동화로 대표되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필요한 기술과 경험의 범위가 너무 넓고 비용도 많이 필요해 홀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만남은 앞으로의 협력 확대를 위한 가능성을 연 것으로 봐야 한다"며 "삼성, LG, SK는 반도체와 통신 등 미래차에 필요한 기술력과 경험이 충분한 만큼 협업을 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 칩을 위탁생산하고 있고 아우이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엑시노스 오토 V9도 공급한다. 올해 초 열린 CES 2020에서는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을 공개하기도 했다.
 
SK그룹은 CES 2020을 통해 계열사가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소재 LiBS(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자동차 내장재·범퍼, SK텔레콤은 차세대 라이다와 AI 기반 HD 맵 라이브 업데이트 기술 등을 보여줬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해 지형지물을 감지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G 등 6개 사업 분야에 사용되는 디램, 낸드 플래시, 이미지 센서 등 반도체 솔루션을 전시했고 SKC는 자동차 경량화에 필요한 PCT 필름을 선보였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GM으로부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공급한 디지털 콕핏 시스템에 대해 혁신상을 받는 등 전장부품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AI 분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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