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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2배 뛴 복성제약, 상하이 말고 홍콩H주로
A주-H주 괴리율 25→113% 확대…주가 갭 축소시 홍콩 종목에 기회
2020-08-07 12:00:00 2020-08-07 14:09:22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중국 상하이와 홍콩 주식시장에 함께 상장돼 있는 복성제약이 자회사의 코로나 백신 개발을 호재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상하이 증시에서만 빠르게 오른 탓에 두 종목의 주가 괴리율이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홍콩 복성제약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복성제약(600196.SH)은 전일 종가 75.60위안에서 3.57% 하락한 73.02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지난 한달 여 동안의 주가 상승세를 추스르는 모습이다.  
 
복성제약 주식은 7월 초까지만 해도 33위안 선에서 거래됐으나 7월6일 35위안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7월15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40위안을 돌파하더니 이튿날에는 하한가로 추락, 하루 전의 상한가를 되돌렸다. 중국의 상하한가 등락률은 10%다. 
 
다음날이 돼서야 주가가 들썩인 원인이 밝혀졌다. 17일 복성제약은 자회사인 상하이복성의약이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mRNA 백신의 코로나19 폐렴 치료 임상시험 실시를 승인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다음날부터 복성제약 주가는 다시 랠리를 시작했고 23일과 27일, 이달 3일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그리며 75.6위안까지 올랐다. 7월1일 종가에서 127.84%나 급등한 것이다. 
 
그 사이 복성의약의 궈광창 사장은 29일 블로그에 “복성의약이 (7월)28일 독일 BioNTech로 부터 권리를 획득한 코로나19 mRNA 백신을 1기 임상실험 지원자 36명에게 성공적으로 접종했다”고 밝혔다. 
 
이제 막 임상실험을 시작했다는 내용이었지만, 바이오주 투자자들에게는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다는 소식만으로 충분한 듯 보였다. 
 
 
문제는 똑같은 복성제약의 주식인데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는 종목의 주가는 상하이의 주식처럼 급등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홍콩의 복성제약(02196.HK) 주가는 지난달 17일 공시가 나오기 직전에 두 번 10%대 상승을 기록했으나 이후로는 상하이 복성제약만큼 강세를 나타내지는 못했다. 상하이 복성제약이 127%나 뛰는 동안 홍콩 복성제약은 52.50%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정도도 단기간에 많이 오른 것은 맞지만 상하이A주 상승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와 같은 온도차는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본토 주식과 홍콩 주식 간의 차별대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 중에 홍콩증시에도 상장된 종목들을 홍콩H주라고 부르는데 복성제약도 그중 하나다. 똑같은 기업의 주식을, 양 시장 주권에 대한 차별 규정 없이 상장시킨 것이지만, 두 시장의 개별종목 주가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 A주가 높게 거래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낙양유리는 6일 상하이 증시에서 18.16위안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홍콩에서는 3.24홍콩달러로 거래됐다. 위안화로 환산한 주가는 2.911위안으로 두 종목간 주가 괴리율이 무려 541%에 달한다. 
 
상하이만 그런 게 아니다. 목용석유설비는 6일 선전증시에서 3.75위안을 기록했지만 홍콩에서는 0.71홍콩달러(0.64위안)로 마감해 486%의 괴리율을 나타냈다.  
 
주식 전문가들도 이런 현상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 후강퉁, 선강퉁이 시행되면 두 시장의 주가 차이가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다만 과거 낙양유리와 괴리율 1, 2위를 다투던 낙양몰리브덴의 괴리율은 50%대로 뚝 떨어져 종목별로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두 시장의 높은 괴리율이 장기간 고착화된 것이라면 복성제약 주가도 지금 이대로 유지되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두 시장에서 거래되는 복성제약의 주가 괴리율은 25.95%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 50%대까지 오르기는 했으나 7월에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30%대 괴리율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호재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이에 괴리율이 100%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복성제약 이외에 다른 A주-H주들의 괴리율도 비슷하게 움직였다면 시장 탓으로 돌릴 수 있겠지만 복성제약 혼자 이런 흐름이었다. 그렇다면 벌어진 괴리율은 결국 다시 좁혀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투자 아이디어로 활용할 수 있다. 
 
괴리율 축소는 홍콩 복성제약 주가가 오르거나 상하이 복성제약이 하락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만약 상하이 복성제약을 공매도 할 수 있다면 홍콩 복성제약을 매수하고 상하이 복성제약을 매도해 안정적으로 차익을 낼 수 있겠지만 그럴 방법은 없다. 결국 홍콩의 복성제약을 매수하는 수밖에 없다. 
 
비이성적으로 움직인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압력을 받게 된다. 복성제약 괴리율이 지난해 25% 수준이 아니라 50%만 돼도 2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상하이 복성제약 주가가 하락해 괴리율이 축소되는 경우라도 손실 가능성은 낮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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