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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의약품 사업 '시들'…건기식 '올인'
매출 '1조' 넘어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고작 '1%대'
건기식 계열사 확장, 최성원 회장 지배력 강화 밑그림
2023-12-11 06:00:00 2023-12-11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광동제약이 건강기능식품 기업 비엘헬스케어 인수로 사업 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창업주 고 최수부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성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오너 2세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광동제약은 의약품 제조·판매, 신약 개발을 중점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하는 전통 제약사들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천연물과 음료, 건기식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능성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비엘헬스케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죠. 광동제약은 비엘헬스케어 최대 주주인 비엘팜텍과 비엘헬스케어 주식 621만1054주 매매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연내 본 계약까지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주식인수 계약체결로 광동제약이 취득할 지분율은 58.74%이고, 매매대금은 300억원 상당입니다.
 
광동제약의 매출 규모는 1조가 넘지만 전문의약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매출이 일반의약품과 음료, 생수 유통 부문에서 나와 캐시카우 역할을 도맡고 있죠. 광동제약은 한방 위주의 일반의약품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등 유통 부문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의약품 사업 기반이 갈수록 약해지는 실정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1조431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부문별 주요 제품 매출 비중을 보면 생수, 음료 등을 담당하는 유통 부문 매출 비중이 36.5%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본업인 의약품 부문 매출은 2959억원에 불과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중도 최근 5년간 1%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다른 제약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인데요. 제약산업은 전체 제조업 중에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산업입니다. 일반적으로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데요. 특히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연구집약적 기업들은 매해 15~20% 정도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쓰고 있죠.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사진=뉴시스)
 
제약사 정체성 희미, 매출 규모 대비 실속은 그닥
 
일각에서는 본업인 제약사업보다 음료, 건기식 등 의약품 외 유통사업 키우기에만 집중하는 광동제약의 제약기업으로서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외 유통 부문 사업 확장 이후 정작 영업이익은 하락세로 접어들어 외형 키우기에 매몰돼 정작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광동제약은 2020년 465억9071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데요.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5% 감소했고, 지난해는 전년보다 14.8% 줄었습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건기식 사업 강화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국내외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사업 포트포릴오 다각화를 위해 연구개발 및 신약후보물질 도입, 오픈 이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의약품 외 사업 강화는 오너 2세 지배력 강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최근 광동제약은 오너 일가 개인 회사인 광동생활건강과 내부거래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중인데요. 광동생활건강은 최 회장 외 특수관계자가 100% 소유하고 있습니다. 광동생활건강은 꾸준히 광동제약의 지분율을 늘리고 있는데요. 올해 3분기 말 기준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 3.0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대 주주인 최 회장과 가산문화재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입니다.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으로부터 건강기능식품을 사들여 시중에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 탓에 내부거래가 결국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를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광동제약은 광동생활건강과 160억917만원의 물품 판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 회장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건기식 사업 부문 강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광동제약은 지난 7월 자본금 30억원을 출자해 건강기능식품 개발·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KD헬스바이오를 완전 자회사로 설립했습니다. KD헬스바이오의 주요 임원에 최 회장도 이름을 올렸는데요.
 
KD헬스바이오가 광동제약의 건강기능식품 개발·제조 사업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어 최 회장 체제 이후 광동제약의 건기식 사업 구조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회사 측은 "천연물사업 핵심역량 확보와 변화하는 일반의약품 시장 환경 대응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지배구조 변화나 지주사 전환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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