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새해 디스플레이업계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쇠퇴기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성장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LCD 시장은 성숙·포화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투자, 기술 격차의 축소 등으로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 조사결과, 지난해 1월 210달러를 기록했던 LCD 패널평균가격은 12월 170달러대로 내려가 약 20%가량 떨어졌다. 중국 BOE 등이 LCD 패널 신규 생산설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수율을 높여 패널공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주요 업체의 10세대 이상 LCD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신규 증설 물량만 LG디스플레이의 50%에 달한다. 동계올림픽·월드컵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초대형 위주 TV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패널 제조사들의 수익 증진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LCD와 달리 OLED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궤도가 예상된다. 특히 중소형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의 OLED 채용 확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OLED 탑재 가속화 덕분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가 LCD 시장을 넘어서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OLED 점유율이 지난해 45%에서 올해 59%로 성장해 처음 LCD 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OLED 패널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전 세계 OLED TV 시장은 270만~28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170만대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이후 2019년 420만대, 2020년 660만대까지 팽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OLED TV용 패널의 수율이 90%를 넘어서는 등 생산성이 확대되고 있고, 가격 하락에 따라 소비자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이미 LG전자의 55인치 OLED TV 가격은 250만원 이하로 떨어졌고 일부 LCD TV보다 OLED TV가 더 저렴한 사례도 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55인치 UHD TV의 경우 OLED TV와 QLED TV의 소매 가격 차이는 100달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에서 97%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LCD 부문의 영업이익 저하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LCD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고, 한국이 주도권을 지닌 OLED 시장에서 생산비중을 늘리며 포스트 LCD 시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일본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OLED 생산 비중을 더 늘리고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기술적 우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