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대경 기자] 단순노무의 50대 아버지와 백수 20대 아들의 구조가 고용시장에서 뚜렷해지면서 정부가 제조업·서비스업 고용역량을 강화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대 청년의 고용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때 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6일 산업연구원(KIET)이 내놓은 '최근 연령대별 인구의 변동과 산업별 고용 변화 보고서(김주영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8년 20대 고용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의 2009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당시 보다 나아졌지만 유독 20대만 고용쇼크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10월까지)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20대 청년층 고용률이 지난해 평균 57.8%라고 설명했다. 이는 2009년 고용률 58.4%보다 0.6%포인트 떨어지는 수치다.
자료=통계청·산업연구원
보고서는 노동공급측면의 생산가능인구 변화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다. 20대 청년층 생산가능인구 추이를 보면 2009년 715만4000명을 기록한 뒤 꾸준히 줄어 2013년 668만6000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반등해 지난해에는 695만2000명 수준으로 회복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1979년부터 1992년 사이에 태어난 20~30대 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고용률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반면 준고령층에 속하는 50대와 60대 이상은 고용률이 크게 올랐다. 50대 지난해 평균 고용률은 75.1%로 20대의 57.8%보다 무려 17.3%포인트가 높다. 60대는 60에서 64세가 59.4%였고, 64세 이상이 31.0%다.
지난해 10월17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KB굿잡이 함께하는 특성화고·제대군인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군인과 특성화고 학생들이 채용설명회를 듣고 있다. /뉴시스
업종별로 50대는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4년간 제조업에서 4만7000명의 취업자 수 증가를 보였고, 건설업에서 6만7000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에서는 무려 19만6000명의 취업자 수 증가를 기록했다. 그만큼 단순노무나 일반 서비스업에 준고령층이 몰렸다는 얘기다.
특히 김주영 연구위원은 취업자 수 감소와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 상황을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취업자 수가 감소해도 생산가능인구가 이에 맞춰 더 빠르게 감소하면 고용률에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당장은 노동시장에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생산현장에서의 노동수요 감소가 중장기적으로 성장 활력을 떨어뜨리고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김주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대 에코세대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증가라는 새로운 변화와 경제의 허리인 40대 서비스 업종에서의 취업자 수 감소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산업적으로는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한 서비스업 부문에서의 고용역량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