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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보인' 이준석…"날 XXX라 불러, 당헌 누더기 만들어"
국회서 기자회견 "비대위 전환은 비민주적…한명 몰아내려고 위인설법"
"'내부총질 문자' 표현엔 상처 안 받았지만, '올 것이 왔다' 생각에 자괴감"
2022-08-13 16:14:41 2022-08-13 16:14:4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누차 저를 '그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며 "당이 한 사람을 몰아내려고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선거에서 세번 연속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해주신 국민이 다시 보수에 등을 돌리고 당원들이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많은 자책감을 느낀다"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비대위 출범에 반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를 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표현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였던 '삼성가노'보다 훨씬 더 근본이 없는 용어”라고 꼬집었다.

또 "선당후사란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당 안위와 안녕만 생각하란 이야기일 것 같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판 사람은 바로 저였는데,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고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누차 저를 '그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라고 크게 '참을 인'자를 새기며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당원 가입화면 캡처 사진을 보내온 수많은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고,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를 하는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바로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말하는 대목에선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나눈 '내부 총질 문자'를 언급하면서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을 봤을 때 표현 자체에서는 어떤 상처도 받지 않았다”라면서도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하지도 못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최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줄기차게 주장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다"며 "대통령실이 음모론자와 교류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이미 죽은 당이고, 죽은 당에 총선에서 표를 줄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비대위 전환에 관해선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로부터 진행됐다"며 "이번 비대위 전환을 위해 위인설법(특정인을 위해서 법을 뜯어서 고치는 것)을 해서 당헌·당규를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을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가 돼버렸다"고 했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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