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계 야심작 ‘TDF ETF’ 초반 흥행몰이 ‘참패’
TDF ETF 수익률, 지수 대비 선방…거래 장점에도 투자자 관심 뚝
2022-10-05 00:00:00 2022-10-05 00: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운용업계들이 내놓은 타깃데이트펀드(TDF)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사실상 초반 흥행몰이에 실패했다. 일부 상품은 하루 거래량이 10좌도 안될 만큼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에 상장된 TDF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화운용 ARIRAGNG, 키움운용 히어로즈, KB자산운용 KBSTAR 등 4개 브랜드다. 각 브랜드별로 ‘2030’, ‘2040’, ‘2050’으로 구성돼 은퇴 시점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이 구분된다.
 
TDF ETF는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을 늘리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1980년에 출생한 투자자의 예상 은퇴 연령이 60세라면 둘을 더한 ‘2040 ETF’를 선택하는 식이다. 
 
지난 6월30일 삼성, 키움, 한화 등 3개 운용사가 동시에 TDF ETF 상품을 출시했으며 KB운용의 상품은 지난달 22일 상장했다. 그동안 일반 펀드상품으로만 시장에 판매되다 ETF 상품으로 나온 것은 세계최초다. ETF는 투자자가 증권시장에서 직접 사고팔 수 있어 판매 수수료가 들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일반 펀드 상품과 달리 비용에 있어서 유리하다. 
 
‘세계최초’ 타이틀을 가진 만큼 운용업계는 TDF ETF 상품 출시와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운용사별로 자사의 독특한 기초지수 개발과 역량 등의 차별화를 부각해왔다. 특히 TDF의 핵심인 글라이드패스(Glide Path, 자산배분 곡선)의 적용 방식을 강조했다. 글라이드 패스는 은퇴 시점까지 조정되는 주식과 채권 투자의 비중 추이를 말하다.
 
삼성자산운용은 S&P 글로벌이 공동 개발한 글라이드 패스를 적용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글로벌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와 손을 잡았다.
 
수익률은 운용사마다 소폭 차이가 발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ARING TDF 2040 액티브’의 경우 최근 한달(30일 종가기준) 수익률은 0.30% 플러스다. ‘KODEX TDF 2040 액티브’는 –1.21%, ‘히어로즈 TDF 2040 액티브’ -0.39%로 집계됐다.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 상황을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반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TDF 2040’ 기준으로 히어로즈는 상장 첫날 366좌가 거래된 이후 지난 30일에는 7좌가 거래될 정도로 거래가 줄었다. KODEX는 지난달 27일에는 2만5000좌 넘게 거래량이 폭증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ARIRANG도 최근 일주일간 평균 100좌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운용업계가 상장 이후 각종 이벤트 등의 마케팅을 펼치던 것을 고려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운용업계는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TDF ETF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자산운용사 ETF 상품 본부장은 “은퇴자산을 기준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상품이다보니 단기간의 성과를 보고 결과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다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TDF ETF에 대한 초기 시장의 관심도가 낮았다”고 말했다.
 
이어 “TDF ETF의 수익률을 보면 시장 지수와 달리 상당히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세금 혜택 등을 고려하면 자금을 배분해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운용업계들이 내놓은 타깃데이트펀드(TDF)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관심이 저조하다. (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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