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집권여당이 '극우의 늪'에 빠졌습니다. 그 중심엔 '태극기부대' 상징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사태의 불똥은 '전광훈 리스크'를 외면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튀고 있습니다. 개신교 장로인 김 대표와 전 목사가 종교적 신념을 고리로 극우 선봉장으로 전락한 셈인데요. 당 안팎에서 '김기현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대표를 겨냥,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엄중 경고라든가 신속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했다면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었을 것 아닌가”라며 “공개적인 질책, ‘공개 사과하라’ 같은 걸 조속히 했다면 이렇게까지 오래 끌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 목사는 지난달에도 ‘김 대표가 목사님 말씀 잘 듣겠다며 전화가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김 대표가 기댈 곳, ‘이사야 같은 선지자’인 전 목사뿐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목사 앞에 벌벌 기고 있는 국민의힘이 민생은 내팽개친 채 극우로 향하고 있다”고 질책했습니다.
이런 언급은 전날 김 대표와 홍 시장 간 설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홍 시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라고 적었습니다.
김 대표는 홍 시장의 비판에 맞불로 응수했습니다. 그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공천권을 갖고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또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전 목사 주일예배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했습니다. 전 목사는 당시 김 대표를 두고 “김기현 장로를 우리가 이번에 밀었는데,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넣겠다고 한다”며 “그렇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10%”라고 언급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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