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국산 열연강판 관세 논쟁…KG스틸, 수익성 압박 우려
열연강판 가격 내리며 원가율 상승 최소화
반덤핑 관세 부과되면 원가율 큰 폭 상승 전망
철강업계 내부 이해관계 엮여…관세 여부 두고 의견 대립
2024-12-11 06:00:00 2024-12-1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6일 18: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KG스틸(016380)의 원가율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KG스틸 등 열연강판을 가공하는 업체들은 반덤핑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낮은 가격에 원료를 확보해야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원료 가격 상승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산 철강재의 무분별한 유입을 경계하기 위해 반덤핑 관세 부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원가 절감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크다는 것이다. 이에 향후 KG스틸의 원가율은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KG스틸)
 
원료 다수는 국산…원가절감에 한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G스틸의 매출은 2조5119억원, 영업이익은 16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2조5119억원 중 매출원가는 2조2475억원으로 매출원가율은 8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원가율(87.3%)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KG스틸은 3분기 매출 2조5916억원, 영업이익 246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KG스틸의 주력 사업은 컬러강판으로, 원료는 열연강판이다.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원가 중 원재료 구매비는 1조6894억원이다. 해당 원재료 구매비에서 열연강판이 차지한 비중은 1조2981억원(전체 원재료 지출의 77%)에 달한다. 원가율을 관리하려면 전체 매출원가에서 비중이 높은 열연강판 가격을 잡아야 하는 구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KG스틸 등 가공 강판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국산과 수입산 열연강판을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구매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제강사들은 전체 열연강판 원료 중 60~80%를 국산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수입산 열연강판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산 열연강판은 중국산 등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높다. 인건비가 높고, 철광석 등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에 KG스틸 등 국내 제강사들은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열연강판으로 원가 절감을 하는 구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산 열연강판은 중국산에 비해 1톤당 10만원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철강재의 수입량은 감소했지만 국내 내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산 철강 유입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127만9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만4000톤)에 비해 줄었다. 국내 내수 열연강판 출하량은 올해 3분기 누적 1203만톤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33만3000톤)보다 2.5% 감소한 수치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 “올해 내수 시장이 부진한 까닭에 중국산 철강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덤핑 여부 따라 원가율 출렁
 
이에 열연강판의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가 KG스틸 등 제강사의 원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덤핑 관세 부과가 되지 않을 경우 원가율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원가율 상승폭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매출원가에서 열연강판 등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KG스틸은 매출 원가 중 비중이 높은 원재료 구매 부문에서 열연강판 가격이 하락하며 원가율 상승이 최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G스틸의 열연강판 구매 가격은 1톤당 79만5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81만2000원)에서 하락했다.
 
다만, 인건비 및 운송료 등 다른 부분에서 원가율 상승을 이끌었다. KG스틸은 올해 3분기까지 종업원 급여로 1052억원을 지출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888억원)보다 18.5%나 늘었다. 아울러 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해 운반비가 837억원에서 993억원으로 18.6% 뛰었다.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열연강판에 대한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면 원가 비중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이에 KG스틸 등 제강사들은 반덤핑 조치 부과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의 사업 구조상 중국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가가 상승하고, 수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철강업계에 따르면 반덤핑을 관할하는 산업부는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철강사들 사이의 의견 대립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 산업을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산 열연강판 반덤핑 신청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후판 반덤핑 관세 부과 때와 달리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 부과는 철강 업계 내부에도 이해관계자가 많은 실정”이라며 “현재 철강업계 내부에서도 반덤핑 관세 부과를 두고 의견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이에 대해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