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유영진 기자] 행정안전부 장관 공석이 이어지면서 새마을금고 관리·감독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새마을금고 조직 쇄신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이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실효성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새마을금고법 개정안 국회 통과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법 일부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지 7개월 만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지난달 28일 22대 국회서 나온 새마을금고 관련 6개 법안을 묶어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후 법안은 지난 9일 법제사법위원회 제20차 전체회의를 거쳐 10일 본회의까지 통과했습니다. 본회의를 거쳐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대통령이 15일 이내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공포됩니다.
행안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9일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이 법사위 문턱을 넘었으며, 민생 법안 등을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통과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정안에는 새마을금고 조직 개편과 상급기관 감독권 강화 등의 방안이 담겼습니다. △중앙회장에게 개별금고 지도·감독을 위한 총회 소집요구권 부여 △대규모 금고에 상근감사 선임 의무화 △금고 상근이사에 대한 성과평가의 근거 신설 △금고 상환준비금의 중앙회 의무예치 비율 50% 이상에서 80% 이상으로 상향 △금고 상근이사 성과평가제도 도입 △중앙회 회장의 중임·연임 제한 등입니다.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졌던 만큼 새마을금고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의 조치 권한을 강화했습니다. △금고·중앙회의 일부 간부직원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처분 할 수 있는 권한 △부실금고 지정 등 적기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 등이 신설됐습니다.
다만 행안부 장관직이 공석인 만큼 법 개정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대한 대통령령'에 따라 행안부가 운영 및 관리 감독합니다. 따라서 행안부 장관은 새마을금고 주무부처의 수장으로서 전체적인 관리 감독을 지휘하는데요.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또다시 탄핵 위기에 몰리자 지난 8일 사퇴한 바 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2월에도 이태원 참사 책임자로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5개월 가까이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 있었습니다. 이 기간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량예금인출) 사태가 터진 바 있습니다. 당시 행안부는 늑장 대응으로 뭇매를 맞았습니다. 실제로 장관의 부재로 법안 상정이나 예산안 처리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번째 탄핵 위기에 놓이자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상민 전 장관이 지난 5일 국회에서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답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관리·감독 사각지대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국정운영 권한을 상실한 만큼 신임 행안부 장관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오는 2025년 3월5일 직선제로 진행되는 제1회 전국 동시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요. 행안부의 집중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상호금융업계 관계자는 "다른 정부 부처도 그렇고 일정이 다들 연기되다 보니 금고 혁신에도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쇄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국 지역 금고 1282개 경영실태평가 결과 4등급(취약)을 받은 금고는 126개, 5등급(위험)을 받은 금고는 5개로 집계됐습니다. 2분기 4등급 판정을 받은 금고가 59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전국 1284개 금고의 연체율은 7.24%로, 지난해 말 5.07%보다 2.17%포인트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지역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8%를 넘었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지역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북 10.92% △부산 10.8% △인천 10.29% △서울 10.0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새마을금고는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감독체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다보니까 연체율이나 실시간 모니터링 등 관리감독이 잘 안된다"라면서 "금융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국 지역 금고 1282개 경영실태평가 결과 4등급(취약)을 받은 금고는 126개, 5등급(위험)을 받은 금고는 5개로 집계됐다.(사진=연합뉴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유영진 인턴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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