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방통위·방심위 '위법 의결' 패소 청구서
법원, MBC가 제기한 제재 처분 취소 소송 원고 승소 판결
또 한번 '2인 체제' 의결의 절차적 위법성 지적
법원의 일관된 판단…수십건 소송 패소 가능성
"2인 체제서 이뤄졌던 모든 결정 다 무효될 수도"
2024-12-11 16:08:22 2024-12-11 16:08:2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윤석열정부에서 파행 운영 중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의결 과정 문제점을 지적하는 법원의 패소 청구서가 잇따라 날아오고 있습니다. 방통위 ‘2인 체제의결의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방송사가 제기한 제재 취소 소송은 수십 건에 달하는데요. 법원의 일관된 판결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사진=뉴시스)
 
11일 방통위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제재 처분 취소 소송 2건을 모두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MBC가 편파 보도를 반복해 왔다며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는데요. MBC는 이를 비판적으로 보도했고 방심위는 지난해 10공정성 위반을 근거로 법정 제재인 주의를 내렸습니다. 방심위는 민간 독립기구로 제재 사항은 행정 기관인 방통위에서 최종 의결되는데요. 방통위는 지난 14 MBC 보도에 일방적 입장만 담겼다며주의제재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MBC는 방통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의 절차적 위법성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에서 규정한 재적 위원을 현재 존재하는 위원의 의미로만 한정해선 안된다고 판단했는데요. 이에 따라 방통위가 현재 존재하는 위원 2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출석했다고 의사 정족수가 충족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에는 절차적 위반이 있다라고 규정했습니다.
 
같은 재판부는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인터뷰를 인용보도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철저한 검증이 없었다면서 주의를 의결한 데 대해서도 제재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방통위는 이번 재판부 판결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방통위는 판결 후 입장을 내고판결문을 분석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방통위 ‘2인 체제의 의결 과정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달 1일 서울고법은 방통위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결정에 불복해 낸 항고를 기각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상임위원 5인 중 3인이 결원인 상태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2인 위원만의 심의·의결에 따라 방문진 이사에 대한 임명을 결정한 처분은 합의제 행정기관의 의사 및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고 방통위법이 이루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해칠 우려가 있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앞선 10월 서울행정법원은 김만배-신학림인터뷰 관련 MBC PD수첩의 과징금 제재 처분 취소 판결도 내렸는데요. 당시 재판부도 2인의 의결만으로 한 제재 조치는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봤습니다.
 
방통위에 따르면 현재 방송사들이 제기한 제재 처분 취소 소송은 30여건에 달하는데요. ‘2인 체제의결 위법성에 대한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패소 판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법원의 일관된 판단은 당연한 것으로 하루빨리 방통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방통위원을 지낸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대통령이 임명한 두 사람의 위원으로만 의결한 것은 합의제로 운영하라는 법 취지를 위반 한 것이라며 법원이 일관된 판단으로 2인 체제 독단 처리와 관련 또 다른 법적인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인데, 법원은 또 동일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추천위원을 임명 안 하는 방식을 통해서 방통위를 무력화시켰고 2인 체제에서 모든 걸 결정함으로써 방통위의 기본적인 설치 목적과 반해서 행동을 한 것으로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라며 지금까지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이뤄졌던 모든 결정들이 다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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