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12·3 내란사태를 막지 못한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사과요구를 거부한 채,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문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엔 한 총리를 비롯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첫 질문자로 나선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쿠데타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한 총리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궁극적으로 막지 못해 송구하다.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서 의원은 "국무위원들을 대신해 국민께 허리를 굽혀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허리를 숙여 사죄했습니다. 서 의원은 이어서 국무위원에게도 사과할 것 요구했는데요. 한 총리는 자신이 국무위원을 대표해 사죄한 것으로 양해달라며, 2차례 더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에 최 부총리, 이 부총리,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대부분의 국무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사과했습니다.
서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인사 후 착석했던 박 장관·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자리에서 다시 한번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 총리도 네 번째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최 부총리, 이 부총리,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사과 이후에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앉으라고 하기 전까지 착석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유일하게 자리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고, 고개도 숙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연락을 받지 못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김 장관은 비상계엄의 위법·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대통령께서 계엄을 선포할 정도의 어려움에 처했다"며 내란 시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