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증거들이 담긴 걸로 알려진 '황금폰'을 검찰에 제출한 건 명태균씨 본인이었습니다. 명태균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황금폰을 자진 제출한 이유에 관해 "지난 12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접견을 하기로 했지만, 이 접견이 취소되면서 '민주당을 신뢰할 수 없다'라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반면 박 의원은 명씨의 주장해 관해 "명씨가 접견을 요청할 땐 애초에 휴대전화 이야기가 없었고, 접견키로 한 날 명씨의 검찰 조사가 예정돼 불발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씨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씨의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입장문은 명씨가 옥중에서 말한 걸 남 변호사 등이 받아 적은 겁니다. 이번 입장문엔 명씨가 '황금폰이 있다면 국민들이나 민주당에 제출하겠다'고 했던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한 이유가 담겼습니다.
앞서 명씨는 지난 12일 오후 검찰에 휴대전화 3대와 USB 메모리 1대를 제출했습니다. 이 중 황금폰은 명씨가 지난 대선 기간에 사용했던 것으로, 명태균 게이트에 관한 통화녹음 파일 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검찰은 황금폰에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증거들이 담겼을 걸로 판단, 확보를 위해 노력했을 정도입니다.
명씨는 입장문에서 이 일에 관해 "11월13일 박주민 의원과 통화하면서 '제가 구속되면 12월12일 변호인 접견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박 의원은 '알겠다'고 했다"면서 "제 변호인도 12월2일 휴대폰 등을 민주당에 제출할 수 있다고 했지만, 박 의원은 12월12일 교도소 만남을 취소해 버리면서 약속을 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12월12일 오후 검찰 조사 당시 약속을 저버리는 민주당을 어떻게 믿겠는가라는 판단에 휴대폰 등을 검찰에 제출하기로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명씨가 황금폰을 민주당에 주려고 박 의원에게 접견을 요청했으나, 박 의원이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민주당도 믿을 수 없게 됐고 결국 검찰에 제출했다는 말입니다.
반면 박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1월13일 저녁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지 않았다. 그러자 '명태균입니다. 연락 바랍니다'라는 취지로 문자가 왔다"면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자 명씨가 "구속되면 12일날 면회오세요"라고만 말하고 끊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명씨가 접견을 요청할 당시엔 '휴대폰'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박 의원은 "12월12일 창원구치소에 명씨 접견을 신청했으나 '그날 명씨의 검찰 조사가 예정됐다'며 날짜변경 요청이 왔다. 그래서 오는 17일로 변경을 했다"고 했습니다.
명씨와 박 의원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박 의원은 명씨가 접견만 요청했을 뿐 '휴대폰', '황금폰'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접견 요청이 그만큼 중요한 의미인 줄 미처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또 명씨가 박 의원에게 접견을 와달라고 요청한 날짜는 명씨의 검찰 조사 때문에 접견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명씨는 박 의원이 약속을 어긴 걸로 보고, 결국 황금폰을 민주당이 아닌 검찰에 제출하게 된 걸로 보입니다.
또 명씨는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성공했으면 제가 제일 먼저 총살됐을 것"이라며 "저는 구속 전 '내가 구속되면 윤 대통령이 한달 안에 탄핵 되거나 하야할 것'이라고 했다. 내일이 딱 한 달 되는 날"이라고도 했습니다.
명씨는 입장문에서 탄핵 정국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확률은 56% 정도"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배제하고도 큰 산 3개를 넘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될 확률은 30%가 안 될 것이다. 이재명은 민주당의 이회창"이라고 말했습니다.
경남 창원=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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