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가구 '역대 최대'…1인 가구도 고령화
사상 첫 800만가구 돌파…고령화·결혼 감소 영향
홀로 사는 70대 이상 증가…2년 연속 20대 추월
2025-12-09 15:57:41 2025-12-09 16:11:3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국내 1인 가구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돌파했습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고령화와 결혼 감소 등 사회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1인 가구 비중도 급격히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70세 이상 1인 가구가 20%로 가장 많다는 점입니다. 혼자 사는 70세 이상 1인 가구 수는 20대를 2년 연속 추월했습니다. 고령화가 1인 가구 구조도 빠르게 바꾸고 있는 모습입니다.
 
'혼자'가 평균값…20%가 '나 혼자 산다' 70대 고령층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804만5000가구로 전년보다 21만6000가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 수는 지난 2019년 600만명을 넘은 데 이어 2021년 700만명, 지난해 8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전체 가구(2229만4000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보다 0.6%포인트 상승한 36.1%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은 2인 가구(29.0%), 3인 가구(18.8%), 4인 이상 가구(16.0%)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습니다. 결혼 연령이 늦춰지면서 청년층 1인 가구가 늘고 기대수명 증가로 배우자를 잃고 혼자 사는 노인들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1인 가구의 37.4%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70세 이상이 1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29세 이하 17.8%, 60대 17.6%, 30대 17.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고령화 영향으로 70세 이상 비중이 2년 연속 29세 이하를 앞섰다는 점입니다. 70세 이상과 29세 이하 1인 가구 비중 격차 역시 2023년 0.5%포인트에서 지난해 2%포인트로 4배 가까이 더 벌어졌습니다.
 
성별로 보면 여자는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47.7%로 높았고, 남자는 39세 이하가 39.6%를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22.1%)와 서울(20.6%)에 1인 가구가 집중됐고, 부산(6.8%), 경남(6.2%)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지역별 1인 가구 비중은 서울이 39.9%로 가장 높았는데, 서울 지역 10가구 중 4가구가 1인 가구였습니다. 이어 대전(39.8%), 강원(39.4%), 충북(39.1%), 경북(38.9%) 순으로 비중이 높은 반면, 울산(31.6%), 경기(31.7%)는 비중이 작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인 가구 절반 이상 연소득 3000만원 미만…절반이 "외롭다"
 
고령 1인 가구 증가는 복지 수요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1인 가구는 139만7000가구로 전년보다 8만3000가구(6.3%) 증가했습니다. 전체 수급 가구(188만4000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4.2%로,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1인 가구 비중은 2021년 처음 70%를 넘긴 이후 매년 늘어나 해마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의 경제 여건도 취약했습니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7427만원)의 46.1%에 그쳤습니다. 1인 가구의 연 소득이 전체 가구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또 1인 가구의 절반 이상(53.6%)은 연소득 3000만원 미만이었습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차이가 더 두드러지는데, 지난해 1인 가구 자산은 평균 2억2302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5억6678만 원)의 39.3%에 머물렀습니다.
 
주거 환경도 열악했습니다. 2023년 기준 1인 가구의 절반 가까이(49.6%)가 40㎡(약 12평) 이하 공간에 살고 있었습니다. 평균 주거 면적은 47.1㎡로 전체 가구(68.9㎡)의 68.4% 수준이었습니다. 또 전체 1인 가구 주택 소유율은 32%로, 전체 가구(56.9%)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주택 소유율은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29세 이하는 5.0%에 불과한 반면, 70세 이상은 50.9%로 10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청년 1인 가구는 사실상 무주택에 가까웠습니다.
 
1인 가구의 인간관계 만족도도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1인 가구의 절반(48.9%)이 '외롭다'고 답했는데, 전체 가구(38.2%)보다 외롭다는 응답이 10.7%포인트 많았습니다. 또 1인 가구 중 68.9%는 몸이 아플 때, 45.6%는 돈을 빌려야 할 때, 73.5%는 우울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각각 전체 가구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평소 자주·가끔 외롭다고 응답한 비중도 48.9%로, 전체 가구(38.2%) 대비 10.7%포인트 높았습니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일자리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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