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철 지도부 합류?…명·청 갈등 방향타
"1인1표제 완성"…유동철, 최고위원 출마
'친명' 이건태 출사표…'친청' 인사는 아직
'명·청' 전초전…보선이 당내 권력 가른다
2025-12-09 17:59:40 2025-12-09 18:05:42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을 시작으로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이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냅니다. 정청래 대표 측 인사도 최고위원 출마를 만지작거리면서 친명과 친청(친정청래) 간 전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가 '명·청 갈등'의 방향타로 여겨지는 만큼 정 대표 재신임 여부에 이목이 쏠립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력 감시·견제해야"…친명의 도전장
 
유 위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민주당에는 당내의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며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유 위원장은 이재명 당대표 시절 영입 인재이자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친명 인사입니다.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컷오프(경선 배제) 사태 이후 정청래 지도부를 때리며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이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된 뒤 조승래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최고위원 출마 선언문에서 "당대표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컷오프는 이미 현실이 됐다"면서 "조직강화특위는 당헌·당규의 미비를 이용해 제어할 수 없는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며 제도 보완을 공언했습니다. 또한 "중앙위의 1인1표제 부결은 절차 부실, 준비 실패, 소통 부재의 결과"라며 정 대표를 저격하는 동시에 "권리당원, 대의원, 지역, 지도부가 모두 참여하는 진짜 숙의를 통해 1인1표제를 완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 역할론'을 띄우기도 했습니다. 그는 "2026년 지방선거의 최전선은 영남"이라며 "내란 척결의 최전선, 영남 돌파의 최선두에서 이재명처럼 동지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도 오는 1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에 나섭니다. 이 의원은 정 대표가 추진했던 1인1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청래 체제'에 대한 비판 발언을 내뱉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전날 "대통령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당은 옆으로, 때로는 다른 방향으로 걷고 있다"면서 "지금 민주당의 모습이 그렇다. 엇박자, 이제 끝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밖에 이재명 지도부 1기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역임했던 강득구 의원도 최고위원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유동철 민주당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청 프레임 '부인'…'정청래 리더십' 기로에
 
친명 인사들의 도전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 대표 측 인사들의 출마 소식은 아직입니다. 조직사무부총장인 문정복 의원과 당대표 직속 민원정책실장인 임오경 의원, 이성윤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원외에서는 김한나 서울 서초갑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달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임기 반환점에 접어드는 정 대표에 대한 평가가 될 전망입니다. 정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개혁 정책 등으로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을 내며 명·청 갈등이 불거졌는데요. 일부 당원들은 당정 관계 엇박자 등에 대한 책임으로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실정입니다.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3석 중 2석 이상이 친명 인사로 구성될 경우 정청래 리더십에는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 대표가 1인1표제 좌초로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최고위원 선거마저 내어 주는 구도로 흘러간다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정 대표 측에서는 친명과 친청의 대립으로 굳어지는 양상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조 사무총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1인1표 문제도, 최고위원 선출도 그렇고 매사를 특정 인물을 중심에 두고 편가르기 하는 방식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면서 "당대표든 대통령이든 누구든지 간에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모든 걸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같은 날 박수현 수석대변인 또한 SNS를 통해 "당헌 개정안 부결도, 최고위원 보궐선거도 '친명과 친청의 대결'이라는 규정이 등장하고 있다"며 "위험의 시작이다. '인디언식 기우제'처럼 진짜 갈등과 분열이 생길 때까지 계속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고위원 후보군에 오른 임 의원도 친청이라는 타이틀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이날 SNS에 "이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온몸을 던졌고, 지금은 약속을 지키고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정청래 당대표를 더욱 도와드려야 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면서 "누가 친명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동료 의원을 위해 앞장서주는 정청래 의원을 지지한 저도 하루아침에 친청이 됐다"며 "계파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의원은 "저는 친명이고, 우리 모두 친명"이라며 "오로지 이재명정부의 승리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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