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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작심비판에 심기 불편해진 중국 정부, 앤트그룹 경영진 소환
입력 : 2020-11-03 오후 3:41:45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중국 금융당국이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주요 경영진을 소환해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지난달 마윈이 공개석상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작심비판 한 것이 배경이 됐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선 앤트그룹의 세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군기잡기'를 했단 해석도 나온다.
 
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외환관리국은 전날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을 비롯해 징셴둥 앤트그룹 회장, 후샤오밍 앤트그룹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불러 '예약면담'을 진행했다. 
 
중국에서 '웨탄'이라고 부르는 예약면담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절차로 알려졌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진/뉴시스
 
이번 소환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서 마윈의 기조연설이 배경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윈은 와이탄금융서밋에서 당국의 금융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새로운 금융 산업이 발전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중국에 적용 중인 '바젤협약'을 '노인 클럽'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작심비판이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한편 중국 금융당국은 앤트그룹 경영진 소환에 앞서 온라인 대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앤트그룹 등 온라인 대출 업체들은 고객 한 명에 최대 30만위안 이상의 대출을 해 줄 수 없다. 또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승인을 얻지 않는 이상 등록된 성 외부의 고객에게 영업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앤트그룹은 심야 성명을 통해 "당국의 관리·감독을 전면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오는 5일 상하이 증시 커촹반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커촹반 공모가는 주당 68.8위안(약 1만1613원), 홍콩 증시 공모가는 주당 80홍콩달러(약 1만1664원)다. 상장 규모는 3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권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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