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폭증한 소비형태 변화에 온·오프라인 소매유통 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해진 소비형태가 코로나가 걷힌 후에도 고착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 인구감소에도 가구 수 확장을 견인하고 있는 1인 가구 세대는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면서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경험한 후 지속 구매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에서 기록을 새로 쓴 네이버, 카카오는 코로나 사태로 폭발한 커머스 수요를 플랫폼에서 흡수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CJ그룹과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는 전날 자사주 일부를 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과는 네이버쇼핑의 국내외 물류배송을 강화하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는 콘텐츠 경쟁력을 보강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아마존 같은 글로벌 온라인 쇼핑을 지향하면서 넷플릭스 같은 구독 서비스도 포함해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비슷한 확장과 병합을 통한 플랫폼화 과정을 밟고 있다.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는 것도 같은 목적이다. 양사 합병은 네이버와 CJ가 제휴하는 형태가 1개 합병회사에 내재화되는 식이다. GS는 오프라인 플랫폼을 보유한 GS리테일과 디지털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GS홈쇼핑의 시너지를 노린다. 이를 통해 코로나 상황에 급변하는 소비형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그보다 먼저 온·오프라인 결합을 추진했던 이마트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 3분기 매출이 16.7%, 영업이익 30.1% 전년동기비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이다. 특히 이마트가 일부 오프라인 점포를 매각하는 와중에도 매출이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다. 이마트는 쓱닷컴과 이마트24 연결 자회사 실적이 개선된 것을 비결로 설명했다. 온라인쇼핑 대응을 위해 출범한 쓱닷컴의 경우 9월까지 누계 2조8290억원(세제외 순매출) 매출을 기록했으며 2분기 137억원에서 3분기 31억으로 영업적자 폭이 감소하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코로나에 늘어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고착화되면서 이들의 온라인 커머스 전환 플랫폼은 장기적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600만 시대에 진입한 1인 가구 쇼핑 형태가 온라인 경험에 익숙해진 것이 한가지 이유다. KT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생필품을 구매할 때 온라인을 이용하는 비중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료품 구매처는 2019년 온라인 1순위가 36.4% 비중이었는데 올해 45.4%까지 커졌다. 생활용품 구매처는 온라인 비중이 46.1%에서 56%로 증가해 오프라인 비중을 넘어섰다.
이들은 온라인의 편리함에 지속 구매할 의향도 높아 보인다. 구독서비스의 경우 아직 음악이나 영화, TV프로그램에 비해 식품, 의류 비중이 크지 않지만 유료이용경험자의 지속 이용의향은 50% 언저리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식품과 의류 구독서비스 이용 경험자의 지속 이용 의향이 높은 편”이라며 “콘텐츠 중심의 다른 무제한 이용모델보다는 전통적인 구독, 배달 서비스에 좀 더 가까우면서도 디지털화를 통한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어 향후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성장이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설문조사는 온라인 조사 및 면대면으로 이뤄졌다. 지난 8월21일부터 9월8일까지 서울, 경기 및 6대광역시, 세종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 무작위 2000명 대상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