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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코스피 못 따라가는 '동생' 코스닥
기관, 이달 3천억 순매도…"양도세 회피 물량 대비"…투자자들 "랠리 언제 오나"
입력 : 2020-11-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이달 들어 상승 랠리를 달리고 있는 반면 코스닥 지수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수 상승 기대감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기관은 연달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지정 요건(한 종목 당 10억 이상 보유) 지정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지는 내달 중순까지는 수급 불안정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프/뉴스토마토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연고점(9월16일 905.56) 대비 5% 하락한 859.94에 장을 마감했다. 이틀간 20포인트 넘게 반짝 뛰긴 했으나, 코스피가 11월 들어 연고점을 찍고 2500선을 돌파한 데 비하면 코스닥 지수는 아직까지 850선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부진한 것은 기업 실적보단 수급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들은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0% 높은 영업이익(3조5461억원)을 기록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기관은 9월부터 11월까지 총 3조54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11월 들어서도 3130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개인이 9월~11월(18일까지) 3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것과 반대로 기관은 내리 물량을 던진 것이다.
 
기관 유형별로는 사모펀드가 1조3602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다. 뒤이어 투자신탁회사(투신)가 7971억원, 선물회사 등 금융투자가 3828억원, 연기금 등이 3210억원, 보험회사가 2957억원, 기타금융이 293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매도가 연말 있을 개인의 투매에 앞선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종목의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 개인들이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쯤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인 투자자의 거래비중과 지분율이 높은 코스닥 시장 종목들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개인의 투매 후 주가가 빠지면 저가매수할 수 있는 만큼 기관들이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부터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기로 했으나, 투자자들 반발에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실제로 이같은 현상은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이던 작년과 제작년에도 일어났다. 지난해 기관은 10~11월 두달 간 1조3646억원을 순매도했지만 12월 들어선 7590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2월 한달 간 9955억원을 팔았다. 2018년에도 기관은 10~11월 두달 간 5129억원을 순매도, 12월 들어선 1조627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수급적 흐름이 코스닥 시장에 대기업향 공급업체가 많은 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는 대주주 양도세에 대한 사전적인 액션이기도 하고, 3분기 실적 고점을 찍고 4분기에 꺾이는 전자 대기업 벤더들에 대한 기관 투자가 10~11월 빠졌다가 12월 중순 이후에야 들어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를 구성하는 주 종목인 바이오주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바이오주는 코로나 이후 증시 반등 국면에서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이제는 많이 올라버려 피로감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한달 간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엔 신약개발 업체 박셀바이오(713억원), 의료기기 업체 이오플로우(536억원), 신약개발 업체 고바이오랩(506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나 최근까지 올랐던 진단업체와 국내 치료제 회사들이 대부분 코스닥 종목들인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개발 소식에 이들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에 대한 부담이 투심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대외 불확실성 부담에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운용을 하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비중 축소 압력이 있다"며 "연말까지는 투심 위축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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