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국 고등검사장에 이어 일선 검사장들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은 뜻을 같이 하지 않았다. 추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찰 고위간부들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 등 검사장 17명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서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자 하는 검찰 개혁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바로잡아 주실 것을 법무부 장관님께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선 평검사들의 충정 어린 목소리에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헌법과 법률상 국회 인사청문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 둔 것은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위함"이라며 "그런데도 '법적 절차와 내용에 있어서 성급하고 무리하다고 평가되는'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이를 뛰어넘어 곧바로 그 직무까지 정지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 대다수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사법 역사상 유례없는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를 마주한 상황에서 전국 일선 검찰청을 책임진 검사장들로서 검찰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 그리고 법치주의와 직결된 현 상황에 관해 최소한의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의견에는 김후곤 지검장을 비롯해 노정연 서울서부지검장, 이주형 의정부지검장, 고흥 인천지검장, 문홍성 수원지검장, 조종태 춘천지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노정환 청주지검장, 조재연 대구지검장, 권순범 부산지검장, 이수권 울산지검장, 최경규 창원지검장, 여환섭 광주지검장, 배용원 전주지검장, 박찬호 제주지검장,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검사,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검사 등이 참여했다.
조상철 서울고검장 등 고검장 6명도 같은 날 '이프로스'에 올린 의견서에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란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폄하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과 조치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 재고를 법무부 장관께 간곡하게 건의 드린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집행 정지 명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 25일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