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로나 3차 유행이 현실화 되며 재택근무가 어렵고 현장 인력이 많은 산업계의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확진자 발생 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자가격리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 충당금이 늘어나는 건설업종이 대표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3분기말 공사손실충당부채가 522억여원이었다. 전분기말 318억여원에서 급증한 수치다. 회사는 5월 중순경 UAE 공사 현장 3곳에서 7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직원 전원 자가격리 조치하는 등 사업 차질이 있었다. 회사의 귀책사유로 진행 중인 공사의 완공시기가 지연되면 지연배상금이 발생한다. 이를 부채로 인식한 게 공사손실충당부채다. 계열사인 삼성물산의 경우 당기 진행 중인 해외 화공플랜트 공사가 없어 충당부채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공사손실충당부채만 보면 기초 497억여원에서 기말 443억여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해외 공사나 대규모 플랜트, 토목 공사 비중이 높을수록 이런 위험이 커 보인다. 당기 중 확진자가 없었던 현대건설은 공사손실충당부채가 기말 484억여원으로 전분기말 414억여원에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말 317억여원에 비해선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특히 이달 인도네시아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연말 충당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대우건설도 3분기말 공사손실충당부채는 1411억여원으로 전년동기말 1290억여원에서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이들 건설사는 해외 사업 수주를 통해 건설산업 성장을 주도해왔으나 코로나 상황에서는 변수가 많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석유화학, 가스, 발전시설 등 플랜트 수주 비중이 높으면 코로나 확산세로 유가가 하락해 발주가 취소되거나 지연될 위험도 생긴다.
이르면 내달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동시에 코로나 감염자가 신기록을 갱신하는 등 글로벌 3차 유행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가능성이 커진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별로 플랜트 사업 비중에 따라 저유가 영향은 상대적일 것"이라며 "산유국들의 발주 지연으로 수주 전망을 낙관할 수 없으나 경기를 살리기 위한 각국의 부양책이 발주량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