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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딴지 거는 글로벌 IB…과거 매도의견 적중률 제로
JP모건 등 부정의견 유지 불구…테슬라, 올해 주가 7배 급등…"판매대수 등 정량평가 한계"
입력 : 2020-12-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JP모건 등 글로벌투자은행(IB)이 미국의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 등 올해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 대해 거품론을 제기하면서 테슬라뿐만 아니라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IB가 과거 내놓은 전기차 전망이 실제 주가와 부합하는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는 올 들어서도 테슬라에 대한 '매도 의견'을 일관되게 내놨지만, 기업의 주가는 7배나 급등했다. 글로벌 IB 보고서는 전기차 판매대수 등 눈에 보이는 실적에 근거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프/뉴스토마토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JP모건은 테슬라의 주가가 1년 안에 9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현재 대비 86% 하락한 수준이다.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7% 하락한 604.48에 마감했다. 
 
또한 지난 10일(현지시각)에는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2030년 차량 판매대수를 380만대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540달러로 제시했다. 이와 같이 이달 들어 미국의 증권사 제프리스와 뉴스트리트 리서치 등 월스트리트에서는 속속 목표주가와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과대 평가됐다는 의견이 다수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7배 이상 높아지는 등 거듭 상승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는 테슬라에 유독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부정적인 전망은 올해 수차례 테슬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2일은 테슬라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이 발표된 날이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7.38% 하락했다. 글로벌IB 모건스탠리의 부정적인 전망이 있던 날이었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이날 "2010년 중반 이후 테슬라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다"며 "2030년 이후엔 사실상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며 장기 목표 달성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지난 두달 간 주가는 200달러 넘게 올랐다. 
 
지난 6월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동시에 테슬라 과대평가론을 제기하면서 하루 새 주가가 4% 하락하기도 했다. 당시 기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던 테슬라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투자의견을 '매도'로, 골드만삭스는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애덤 조나스 연구원은 테슬라가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를 뿐 아니라, 현 주가에 미·중갈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델라니 골드만 연구원은 투자자들에게 단기적 차익실현을 권고하며 "제너러럴모터스(GM)가 테슬라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하는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한해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금액은 3조5000억원어치 달하며 14일 기준 보관금액은 7조원이 넘는다. 애플과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보유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특히 우리나라 3대 2차전지주인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테슬라와 밀접하게 연동된다. 테슬라의 주가가 전기차 시장전망의 가늠자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세 종목은 각각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3위, 8위, 20위에 든다. 테슬라 부품주로 관심을 끈 새내기주 명신산업은 지난달 말 개인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372대 1의 코스피 역대 최고 경쟁률을 세운 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기록)'까지 갔다.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시장에서는 테슬라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로 시가총액 1, 2위에 오른 혁신기업들과 테슬라를 비교하며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기대감을 과도하게 반영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글로벌 IB는 자동차 판매대수와 중국에서의 실적 등 눈에 보이는 수치를 근거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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