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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유가 50달러에 바싹…정유주, 내년 기대감 확대
정제마진 소폭 확대 미국내 재고 감소…수요회복, 코로나 진압에 달렸다
입력 : 2020-12-21 오후 1: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제유가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50달러 선에 바싹 다가섰다. 정제마진 확대와 석유제품 재고 감소, 추가 부양책,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따른 원자재가격 동반상승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9.1달러를 기록하며 50달러 선에 근접했다. 야간 선물시장에서 다시 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며 유가가 폭락하기 직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WTI는 코로나 팬데믹 발발 직전이었던 2월 중순까지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거래되다가 하락을 시작했고 4월 선물 롤오버 당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이만큼 회복한 것은 원유 수요 회복 움직임과 재고 감소,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미국의 추가 부양책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주 미국 내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190만배럴)보다 더 많은 310만배럴(0.6%)이 감소하며 유가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원유 생산량은 보합세였으나 리그(rig) 숫자는 소폭 증가(2.1%)했다.
 
석유제품 재고 감소도 관측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싱가포르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작년 같은 기간의 재고를 밑돌았으며, 미국, 유럽, 싱가포르의 경유 재고도 정유업체들의 수율 증가(항공유→경유)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 세계 유조선 등에 보관한 부유저장소 석유제품 재고가 올해 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도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수출량은 일일 700만배럴로 11월 원유수출량을 넘어섰다. 이중 80%는 아시아로 향했으며 이를 대부분 소화한 곳이 중국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또한 100% 가동률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춰 정제마진도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 오른 2.0달러를 기록했다. 단순 정제마진은 0.4달러 상승했으나 아직 –0.5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 등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에 대해서도 합의 후 의회로 넘어간 상태라 경기 회복에 따른 유류제품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키움증권은 내년 하반기에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면서 역내 정제마진이 의미 있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 개발 보급 시기에 따라 정제마진 반등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정유사들도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입, 선적해서 들여오기까지 1~2개월 시간이 소요된다. 그 사이에 유가가 오를 경우 낮은 가격에 매입한 만큼 이익으로 잡히고 유가가 하락하면 손실이 나는데 이를 래깅효과라고 부른다. 지난 봄 유가가 급락할 당시 이로 인해 정유사들이 큰 손실을 입은 것과 반대로 유가가 반등할 때는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를 감안하면 4분기 실적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를 버티는 데 큰 힘이 된 화학제품 스프레드도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절대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신증권은 지난 11일 기준 미국 휘발유 재고는 2.39억배럴로 5주 연속 증가했으며, 유럽 지역의 도로교통량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질 경우 전격적으로 봉쇄조치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 에너지기구들도 코로나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EIA와 IEA는 내년 비OPEC 국가들의 원유 공급량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이는 OPEC+가 부담할 감산 규모가 더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내년 1월4일로 예정된 OPEC+ 정례회의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서 감산 목표량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따라 단기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우려에도 증권사들은 정유사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과거 유가 하락 후 회복기를 참고할 때 국내 정유사들은 내년에 큰 폭으로 이익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4년에 엑손, 쉐브론, 토탈, BP, 쉘 등 5대 메이저업체들은 300억달러를 자산손상차손 처리했고 그 후에 업황이 돌아섰는데, 올해 손상차손 규모는 그 2배가 넘는 720억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며 내년 이후를 전망할 때 이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정유업체 중에서는 업황 회복 시 노출도가 큰 S-Oil(010950)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키움증권은 S-Oil의 내년 영업이익을 7866억원으로 예상하고, 목표가를 9만1000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했다. PX 증설 제한 및 TPA 공급 확대 등으로 올해보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내년 상반기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하는 가운데 역내 정제설비 증설 제한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정유부문 반등이 예상된다는 것. PO/PP 등 올레핀 계열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S-Oil 실적이 올해 4분기부터 턴어라운드해 내년엔 연간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주가는 키움보다 낮은 8만원을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경유와 항공유 정제마진 개선이 업황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며 정제마진을 배럴당 6.6달러, 2022년엔 7.4달러로 예측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영업이익 9673억원, 주가 8만3000원을 예상했다, 이익과 목표가의 편차가 비교적 큰 편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정유부문 외에 2차전지 사업이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에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한 SK이노베이션의 연결 자회사(90% 지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가 상장을 준비 중이어서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SK IET의 주력제품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분리막이다. 현재 생산능력은 8.7억㎡이며 현재 중국, 폴란드 등에서 증설이 진행 중이어서 내년엔 13.7억㎡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9월 프리IPO 당시 3조원으로 평가됐으나 현재 시장 기대치는 5조~6조원 수준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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