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영국 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영국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서 40개국 이상이 영국과의 교통로를 차단했다. 브렉시트 전환기 종료를 앞두고 영국에서 음식과 생필품 사재기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교통망까지 차단되면서 일각에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식량부족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등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하는 긴급 봉쇄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20일 런던 옥스포드 거리가 텅 비어있다. 사진/뉴시스
21일(현지시간) BBC,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중동, 남미,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국발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항공기뿐 아니라 항구, 유로터널을 통한 프랑스 입국도 막았다.
영국은 식료품의 3분의 1을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며, 통상 영국과 프랑스 간에는 하루 6000대의 화물 운송 트럭이 배나 기차를 통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주요국들을 비롯해 40여 개국이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프랑스는 국경폐쇄를 선언하면서, 영국과 유럽 대륙 사이 주요 교역 항구인 영국 도버 항구에선 트럭과 수송선들이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식료품 등의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영국식음료연합회의 이안 라이트 대표는 크리스마스 신선식품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영국 식료품체인 J세인즈버리는 야채 같은 신선식품 부족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를 앞두고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해 음식과 휴지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브렉시트 준비족’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BBC에 따르면 영국 정치권에선 브렉시트 전환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우리의 100% 관심을 요한다”며 “무역 협상 없이 (EU를) 떠나 문제를 더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일”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집권 보수당의 사이먼 호어 하원의장도 “협상에 관한 시계를 잠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소매업협회(BRC)는 성명을 통해 “소매업체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당장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상품을 비축해 놓았다”면서도 “영국이 전환기 마감 막바지 주에 들어선 만큼 추가적인 프랑스 국경 폐쇄 장기화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변종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감염력은 최대 70% 더 큰 것으로 분석된 상황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